카라이프 - 시승기

‘바알못’의 바이크 입문기 (2), 100cc, 690.. 2018-10-23
바이크 입문기 전 시리즈 바로가기‘바알못’의 바이크 입문기(2)100cc, 690km 장거리 투어 도전기도심만 달리다가 ‘한적한 도로를 달리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남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뼈저리게 느꼈다. 이 바이크는 근거리 운송수단이라는 것을.전기 스쿠터를 사지 않은 이유다. 사실 출퇴근용으로는 내연기관보다 전기모터가 더 매력적이었지만, 기왕 바이크 타는 김에 장거리 투어도 한번 떠나보고 싶었다. 한적한 도로를 오픈카보다 더 자유롭게 만끽하는 기분이 어떨지, 또 연료비를 얼마나 아낄지 궁금해서다. 그렇게 바이크 왕초보가 100cc 스쿠터를 타고 총 690km 여정을 떠났다.시작은 순조로웠다기자의 바이크는 공랭식 카뷰레터 엔진이 달린 KR모터스 델리로드 100(이하 델리로드). 장거리 주행에 따른 냉각이 가장 걱정됐다. 집 앞 정비소에서도 아니나 다를까 “쉬엄쉬엄 가세요”라고 조언했다. 이에 “공랭식이라 좀 무리일까요?”라고 물어봤더니, 되돌아온 답이 의외다. “60년대도 아니고 바이크는 문제없어요. 사람이 먼저 지칠 겁니다.” 그때는 몰랐다. 그저 바이크 괜찮다는 소리에 안심해, 뒷말을 흘려들은 게 실수일 줄이야.냉각과 윤활을 모두 책임지는 엔진오일은 출발 전 필수 점검 사항이다.바이크 걱정을 덜고 본격적인 투어 준비에 나섰다. 목표로 잡은 도착지는 서울에서 남쪽으로 350km가량 떨어진 광주광역시. 자동차 전용도로를 뺀 복잡한 국도를 누비기 위해 스마트폰 거치대와 블루투스 이어폰을 마련했고, 벌레로부터 몸을 보호해줄 윈드스크린도 달았다. 장마철을 고려해 전자기기 방수 용품까지 주문하면 최소한의 여행 준비 끝이다.장거리 투어를 위해 핸드폰 거치대와 윈드 스크린을 마련했다델리로드 100은 두 개의 USB 충전 소켓이 마련돼, 스마트폰 배터리 걱정 없이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다20인치 캐리어가 선반 크기와 꼭 맞다.오전 11시 30분경 가볍게 바이크 점검 후 출발. 역시나 서울은 막혔으나 경기도로 나오니 교통량이 크게 줄어든다. 처음으로 달려보는 한적한 도로에 괜히 설레는 기분이 커진다. ‘도동 도동’ 박동하는 단기통 카뷰레터 엔진 소리도 흥을 돋웠다.도로도 예상보다 쉽다. 주로 편도 2차로에 중앙분리대까지 있는, 고속도로 닮은 고속화 국도가 이어져 시속 80km로 편안히 항속할 수 있다. 델리로드는 시속 90km까지는 달릴 수 있으니, 1차로는 힘들지만 2차로는 눈치 보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비록 상상했던 꼬불꼬불 국도의 운치는 그만큼 없었지만 말이다.주로 고속도로처럼 생긴 국도가 이어진다. 100cc 출력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유다대략 50km를 달려보니 자만감이 스멀스멀 차오른다. ‘이거 사람들 걱정에 비해 별거 아니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엉덩이가 조금 찌릿한 것만 빼면 아직은 아무런 문제 없었다.고행의 시작10km쯤 더 달렸을까? 조금 아팠던 엉덩이가 더는 앉아있을 수 없을 만큼 급격히 아파진다. 거친 단기통 엔진 진동과 뒤 서스펜션이 걸러내지 못한 노면 진동이 끊임없이 엉덩이를 공격한다. 결국 출발 후 60km가량 달린 후 휴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약 10분 정도 쉬고 나면 (느낌상) 눌린 메모리폼 배게 올라오듯 엉덩이가 회복된다.  그러나 이후로는 한 번에 30km를 채 가지 못했다. 조금 달리다 보면 엉덩이 통증이 여지없이 재발했다. 다른 문제는 다 참을 수 있지만 이것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준이 아니다. 조금 달리다 쉬고, 또 조금 달리다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오후 5시 30분이었던 내비게이션 도착 예상시각은 쭉쭉 늘어난다.이때부터 엉덩이가 아팠다.갈수록 교통량이 적어지면서 출력 갈증도 커졌다. 80km/h로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이 속도에서 가속은 매우 더디다. 2차로에 저속 주행 차를 만나면 1차로가 뒤로 멀리까지 비어있는 걸 확인한 후에야 추월할 수 있었다. 또 쌩쌩 기자를 지나쳐가는 ‘두둥 두둥’ 할리데이비슨과 125cc 이상 스쿠터들 때문에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오른손 스로틀을 끝까지 감아봐야 100cc 델리로드는 터질 것 같은 소리만 낼 뿐이었다. 누적 주행거리 160km를 지나며 충청남도 공주시를 달릴 즈음 연료게이지가 두 칸으로 떨어졌다. 가득 채웠을 때 총 6칸이니 간단히 계산해보면 한번 주유로 대략 250km는 달릴 수 있다는 얘기. 그러나 혼자 나선 길에 바이크가 서버리면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을 것 같아 3km를 더 달린 후 기름을 채워 넣었다. 가득 넣어 출발한 뒤 소모한 기름은 4.881L. 중간 정산 연비는 32.7km/L다.엉덩이 휴식 주기는 점점 빨라졌다. 쉬는 주기가 20km 아래로 떨어질 때 즈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점심을 먹으며 엉덩이를 제대로 회복하기로 했다. 이때가 오후 3시 30분, 위치는 충남 논산으로 광주까지 딱 절반 거리를 4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자동차였으면 휴게소에 들르고도 이미 광주에 도착했을 시간이다. 차 놔두고 이게 무슨 고생인가. 피곤해서 그런지 밥도 무진장 맛없다.국도에서 휴게소는 정말 반갑다국도변에는 주유소가 듬성듬성 있다.세워둔 바이크를 보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절반이나 왔으니 계속 내려갈 수밖에. 긴 휴식 뒤에 엉덩이 통증은 줄었으나, 역시나 잠깐뿐이다. 한번 50km가량을 달리고 나면 이후부터는 20~30km를 한 번에 달리기 힘들다. 조금이라도 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신호등 앞에 설 때마다 일어서서 엉덩이를 회복해야 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벌레는 많지 않았다. 꽤나 더웠던 9월 초라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한참을 달리는 데 거대한 벌레가 돌팔매처럼 날아와 헬멧 실드에 ‘댕~’ 소리를 내며 부딪혀 흠칫 놀라기도 했다. 만약 실드를 안 쓰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상상도 하기 싫다.여정 중 비를 맞기도 했다. 급히 세워서 스마트폰에 비닐을 씌운 모습 고행 속 즐거움전라도에 다다르자 주변에 한층 녹음이 우거졌다. 출발 전 상상했던, 한가로이 국도를 달리는 그림이 펼쳐진 것이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가로수 길을 홀로 달리고 있으니 이제야 투어다운 맛이 난다. 다만 바이크는 오픈카보다 자전거에 가깝기 때문에 자동차의 여유는 느낄 수 없었다.전북 익산시. 계속해서 쉬어야 했기에 다양한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전북 김제시 한 도로. 한 폭의 그림 같은 도로를 달렸다.길은 주로 편도 2차로 고속화 국도였지만, 간간이 편도 1차로 고갯길도 섞여 있었다. 두 바퀴 감각을 느끼며 완만한 코너를 돌아나가는 주행은 도심에선 경험할 수 없는 감각. 굳이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어릴 적 “바이크 투어 가기 전엔 잠을 설칠 정도로 설렌다”던 은사님 말씀이 이제야 조금 이해된다. 물론 그분은 리터급 바이크에 전용 슈트까지 차려입었던 진짜 라이더였지만. 장거리 주행이 길어지면서 바이크 엔진 소리가 달라졌다. 시내에서 카랑카랑한 소리가 섞여 있던 소리가 한층 깔끔하다. 아마 장시간 운행에 따라 연소실 온도가 올라 온갖 찌꺼기가 다 타버린 모양(물론 추측이다). 운전자는 피로에 절었지만 델리로드는 쌩쌩했다. 아니, 오히려 컨디션이 더 좋아진 것 같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드디어 광주광역시에 도착했다. 시간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 오후 7시로 무려 7시간 30분간 346.4km를 달렸다. 엉덩이 통증 때문에 예상 도착 시각(오후 5시 30분)보다 무려 1시간 30분이나 더 달린 셈이다. 시속 80km를 유지하면서 달렸지만 평균 속도도 겨우 46.1km/h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연비는? 연료게이지가 두 칸 남은 상태에서 기름을 넣자 5.451L가 들어갔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소모한 기름은 10.332L, 측정 연비는 33.5km/L다. 주유 단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총 유류비는 약 16,500원으로 버스비보다 저렴했다. 그러나 도로 위에서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마냥 기쁘진 않다.무려 7시간 30분을 달려 광주에 도착했다광주까지 누적 주행거리. 주유비는 약 16,500원 들었다총 690.3km 누적 주행거리를 쌓은 후 여정이 끝났다15시간 30분을 달리다다음 날 아침 뻐근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바이크에 올랐다. 내려왔으면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엔 서울행이다. 전남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출발하니 서울에서 출발할 때보다 훨씬 쾌적하다. 비교도 안 되게 적은 교통량도 마찬가지. 하룻밤 자고 났더니 엉덩이도 완전히 회복됐다. 물론 좋은 컨디션은 출발 후 잠깐뿐이지만 말이다.그런데 광주를 빠져나오자 별안간 스마트폰 GPS가 먹통이 되어버렸다. 메인보드를 통째로 교체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새 스마트폰이 웬일일까? 아침이라 덥지도 않았고 실제로 만져 봐도 열은 없었다. 기자가 주목한 문제는 진동. 단기통 엔진이 사정없이 흔들어대니, 스마트폰 GPS가 정신을 놓아버린 모양이다. 기자의 손도 얼얼할 정도였으니 이해는 한다. 다행히 따로 준비해 간 태블릿 PC가 있어 길 잃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었다.서울로 향하는 길은 전날보다 한결 수월했다. 엉덩이가 아픈 걸 잘 알기에 미리미리 휴식을 취했고, 시간도 대략 예상돼 불안함도 적다. 그럼에도 밥맛을 잃을 만큼 피곤한 건 매한가지다.한참을 달린 후 차들이 급격히 많아진다. 서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표시다. 주변 차의 배기가스와 엔진 열 덕분에 도로 위 체감 온도도 부쩍 오른다. 이런 정체를 뚫고 결국 처음 출발지였던 서울에 도착. 느긋하게 달려왔더니 무려 8시간이나 걸렸다. 왕복 총 누적 주행거리는 690.3km. 기름 소모량은 처음 날과 둘째 날 총 네 번 주유한 걸 합쳐 20.976L다. 계산해보면 L당 32.9km를 달렸다. 총 주유비는(네 개 주유소 평균 휘발유 단가 1596.5원) 33,474원. 저렴하긴 한데 고생한 대가라고 생각하면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 게다가 일반 승용차 1/10도 안 되는 덩치를 생각하면 효율이 높다곤 할 수 없겠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경기도 평택에서주말 동안 총 15시간 30분을 도로 위에서 보냈다. 시간이 말해주지 않는가, 100cc 스쿠터는 장거리 운송 수단으로 빵점이라는 걸. 단기통 진동 때문에 피로는 말할 것 없고, 고속에서 엔진 회전수가 높다 보니 효율도 기대 이하다. 원래 근거리 운송수단이었으니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여정 자체를 즐긴다면 100cc 스쿠터는 제법 흥미로운 동반자다. 자주 쉬어야 하는 덕분에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많은 풍경을 눈에 담았고, 탁 트인 시야로 즐겁게 달렸다. 아직도 엉덩이가 얼얼하지만 또 바이크 캠핑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장거리 투어 후 배기량 큰 바이크에 눈 돌아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글 윤지수 기자사진 윤지수, 최진호
현대 더 뉴 아반떼 하이퍼 노멀 시승기 2018-10-22
HYUNDAI THE NEW AVANTEHYPER NORMAL글 김민겸 기자사진  현대자동차평범함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로 지었을 3년 전 아반떼의 수식, 슈퍼 노멀. 당시 이에 이의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만큼 좋은 방향으로 바뀐 디자인에 사람들은 지갑을 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지난달, 경기도 한 스튜디오에서 6세대 부분변경 신형 아반떼를 만났다.육감적 매력의 시작사회 초년생을 아우르는 국내 시장 타깃을 생각한다면 아반떼가 지녀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무난한 생김새에 있었다. 실제로도 이를 꾸준히 지켜온 게 아반떼였다. 슈퍼 노멀 버전에서 필요 이상으로 잘 생기게 바뀐 외모는 아반떼 마니아들의 기분을 한층 들뜨게 했다. 그랬던 과거와 비교할 때, 아반떼 부분 변경 모델의 디자인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파격적인 수준의 디자인 변화는 페이스리프트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다. 좋은 점수를 받았던 이전 디자인을 확 뒤집어 버린 거다. 안 그래도 보수적 성향을 띠는 자동차 회사에서 쉽지 않은 시도다. 기아 K5 경우만 하더라도 잘 다져놓은 틀 안에서 가지고 놀며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이어 왔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신형 아반떼의 변화는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시작한다. 현대차 패밀리룩 캐스케이딩 그릴이 보다 적극적으로, 아니 극적으로 쓰인다. 다소 둥글리며 부드러운 인상을 줬던 그릴에 각이 제대로 섰다. 삼각형으로 파격적으로 변신한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 안으로 침범해 들어간다. 이 디자인 덕에 다소 길고 거대해진 헤드램프가 적어도 사이즈 면에서는 전과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안개등이 자리한 범퍼 하단의 입체적인 면 구성은 기존 디자인과의 차이가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뒤로 가면 쏘나타 뉴 라이즈와 유사한 테일램프 디자인을 적용하되, 보다 날렵하게 표현해 혁신을 이어간다.세대 변경에 가까운 변화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신형 아반떼는 스스로의 라이벌을 자기 자신으로 규정한다. 극기(克己)의 자세는 시야를 보다 넓게 가져갈 때 쓰는 전략이다. 아반떼 전체 판매량에서 한국 시장이 담당하는 숫자는 예전 같지 않다. 해외에서 훨씬 많이 팔리는 만큼 수많은 경쟁 모델 사이에서 눈에 띄기 위한 전략의 결과다. 안방 시장 수준의 디자인에서 벗어나야 하는 건 당연지사. 신형 아반떼는 현대차가 명명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디자인 철학의 시작이 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 철학은 후에 공개될 신형 쏘나타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될 계획이다.충만해진 스포티 감성‘파격’이란 단어가 전혀 과장이 아닌 외관 변화와 달리, 실내는 그 변화의 정도가 옅다. 이전 모델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가져간다. 대신 소소한 디테일을 추가해 실내에 머무르는 즐거움을 한층 높였다.신형 아반떼는 코나와 벨로스터에 쓰인 새로운 스티어링 휠을 더했다. 꽉 채워져 있어 밋밋했던 하단 스포크에 구멍이 뚫리며 멋과 완성도를 높였다. 센터패시아도 약간 다듬었다. 공조기 부위에 풍량 조절 다이얼을 달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큼직한 변화는 이 정도에 재미있는 디테일이 추가된다. 계기반 속 다이얼에는 모터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체커기 무늬가 들어가고 스포츠 모델이 아님에도 계기반 주위로 탄소섬유 패턴을 넣어 스포티 감성을 배가했다. 신형 벨로스터에 들어가던 모터스포츠 코스메틱을 이식한 거다.신형 벨로스터에 들어가던 운전대로 바뀌었다공조기에 새로이 추가된 풍량 조절 다이얼 버튼체커기 데코레이션이 반영된 계기반 다이얼 편의 장비도 놓칠 수 없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거치대는 아반떼에는 처음 도입되는 것으로 일부 상위 차종이나 수입차에서 누리던 손쉬운 충전을 준중형 세단에서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멋부리기와 실용성을 추가한 변경 덕에 소재가 변함없음에도 인테리어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게 됐다.무선 충전 거치대가 있어 스마트폰 충전이 간편하다하이퍼 노멀 세단1.6L 가솔린 엔진과 무단 변속기의 조합은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는 모델이다. 신형 아반떼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파워트레인까지 손을 보았다. 기존에 쓰던 직분사 엔진(GDi) 대신에 올 초 출시된 형제 모델 K3의 스마트 스트림 엔진(1.6 MPi)을 탑제한 것. 연료 분사 방식이 기존 직분사에서 포트분사로 변경됐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세팅이다. 이로 인해 동력 성능 지표인 출력과 토크는 살짝 낮아졌다. 이 같은 아쉬움은 보다 높아진 연비가 상쇄한다. 달리는 능력은 딱 엔트리급 세단에 어울리는 정도다. 고속 직진 주행 시에는 괜찮은 승차감을 전하다가도 코너링에서는 약간이라도 속도를 높이면 금방 그 하체의 한계를 드러낸다.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기존 하체에 부싱을 보강했다고는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저속 구간에서는 엔진 소음보다는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로 방음이 잘 이뤄졌다. 풍절음도 가격대를 생각해 본다면 괜찮은 수준. 하지만 페달을 깊게 밟기 시작하면 갑자기 엔진음이 치솟는다. 이 변화가 정말 한 끗 차이로 크게 변하다 보니 소음에서 오는 불쾌함이 고개를 든다. 노말 모드로 달리고 있음에도 스포츠 모드로 달리는 기분이랄까. 시승차가 길들이기도 채 끝나지 않은 새 차란 점을 고려해 본다면, 어느 정도 길들이기를 하고 나면 어느정도 줄어들 가능성은 있겠다.안전주행을 위한 스마트센스 기능은 대거 강화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물론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 그리고 차로 유지 보조 기능까지 더했다. 이 정도면 살짝 못 미치긴 하지만 반자율주행 기능을 맛볼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신형 싼타페에서 봤던 안전 하차 보조 기능까지 더하니 준중형급 그 이상의 안전을 책임진다(최상위 트림에서 선택 가능)이래저래 말들이 많았지만 현대차는 수준 높은 상품성으로 다시 한번 준중형 세단이 자신들의 주 종목임을 입증해 보였다. 게다가 SUV 인기에 밀려 세단의 위기라는 요즘, 신형 아반떼는 평범한 준중형 세단을 뛰어넘어 새로운 현대차의 변화를 앞장서서 이끌기 시작했다. 
동해로 떠난 4色 PHEV 2018-10-22
동해로 떠난 4色 PHEV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전기 모터와 엔진을 함께 품은 PHEV. EV처럼 무공해로 달리다가도, 때때로 가솔린을 태워 시원스레 달리면서 배터리까지 채운다. 탐욕스레 손에 넣은 장거리 투어러 능력을 가늠키 위해 성격이 제각각인 네 대의 PHEV를 골라잡고 약 400km를 달렸다. BMW i8속단은 금물글 윤지수 기자우리가 계획한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속초까지 대략 왕복 400km가량. 평소였다면 구경도 못 했을 스포츠카 키가 막내 기자의 손까지 밀려온 이유다. i8을 마주하자 역시 잔뜩 긴장 서린 외모에 덜컥 겁부터 집어먹었다. 그러나 제목에 적혀있지 않나. 속단은 금물이다.전기만으로맵시는 인정한다. 여느 수퍼카 앞에서도 기죽을 일 없을 역동적인 스타일은 도로 위에서 누구든 한 번씩 쳐다보지 않을 수 없을 테다. 날개 펴듯 올라가는 버터플라이 도어도 빼놓을 수 없는 시선 집중 포인트. 다만 그만큼 타는 건 불편하다. 고개를 숙이고 엉덩이를 들이민 후 미끄러지듯 시트 위에 올라야 한다. 성능과 스타일을 위해 편안함을 희생한 모습에 400km 시승 부담이 더욱 커졌다.뒷좌석에 사람 태울 생각한 건 아니겠지? 이렇게 시트 눕힐 수 있으면 족한 공간이다  우선 출발은 전기 모드다. 가득 찬 7.1kWh 배터리를 모두 쓸 때까지 전기로만 달려볼 계획이다. ‘컴포트’ 또는 ‘에코프로’ 주행 모드에서 변속기 아래 ‘e-드라이브’ 버튼을 누르면 공인 주행거리 25km 동안은 온전히 전기차로 달릴 수 있다. 엔진의 심기를 건드릴 급가속만 삼간다면 말이다.여느 전기차가 그렇듯 i8도 조용한 가운데 아무런 진동 없이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끼긱’ 거리는 바퀴 소리만 들으며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기분은 여전히 미래에 온 듯 좋다. 가파른 지하주차장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도 엔진은 잠잠했다.서울 중심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길. 꽉 막힌 길을 엉금엉금 기어가니 주행 가능 거리가 좀처럼 줄질 않는다. 도심에서 강한 전기 파워트레인답다. 출발할 때 주행 가능 거리가 24km였는데 꽤 오래 달렸음에도 겨우 1~2km가량 줄었을 뿐이다.서울 끝자락에 가까워지면서 점차 속도가 빨라졌다. 3년 전 등장한 PHEV라 이쯤 되면 엔진이 켜지리라 예상했건만, 모터 출력이 의외로 든든하다. 특히 페달을 밟는 순간 25.5kg∙m 모터 최대토크가 즉각 나와 1,485kg 차체를 가볍게 밀어붙인다. 시속 60~80km 구간 추월 가속도 문제없을 정도. 131마력 출력으로 시속 120km까지 전기만으로 달린다니 일상에서 엔진을 깨울 일은 거의 없다. 이날도 기름 한 방울 태우지 않고 서울을 탈출했다.주행거리 약 25km를 넘어서 경기도 하남시에 접어들자 배터리 주행 가능 거리가 ‘--km’로 표시돼 더는 달릴 수 없음을 알려왔다. 아마 진짜 전기차였다면 가슴이 조마조마했을 비상상황. 물론 이 차는 든든한 기름통이 달려있으니 문제없다. ‘--’ 이후로도 3km를 더 달려 총 28km를 전기로 달린 후에야 가솔린 엔진이 깨어났다.엔진과 함께 엔진이 켜짐과 동시에 뒷바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앞바퀴는 모터만이, 뒷바퀴는 엔진만이 따로따로 굴리는 시스템이기 때문. 항속 중 구동계 변화의 위화감은 거의 없으며 3기통 1.5L 엔진소리도 크지 않은 편이다. 꺼져있던 트립컴퓨터 연비 게이지도 이제야 조금 움직였다. 1L/100km로. 아, 물론 그동안 전기 모터로 달려 놓은 거리 때문에 아주 잠깐 표시된 허황된 수치다.가솔린을 태우자 배터리가 전기 주행 가능 거리 3km~6km 수준으로 채워질 때까지만 쉰 후 힘을 보탠다. 비로소 사륜구동이 된 셈. 엔진이 켜진 뒤로 연비 게이지는 계속 떨어지지만, 모터가 개입하자 그 속도가 줄어든다.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니, i8을 타기 전 승차감 걱정이 문득 떠올랐다. 이를 까맣게 잊을 만큼 승차감이 좋다는 소리. 분명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짧아 노면 정보를 고스란히 전달하지만, 눌리면서 팽팽하게 굳는 서스펜션이 초기 반응은 무르게 조율돼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거른다. 더욱이 운전자 엉덩이가 정확히 휠베이스 한가운데 자리 잡아, 충격을 시소 타듯 넘어가기에 차체 흔들림이 불쾌하지 않다. 긴 시간 달렸어도 피로하지 않은 이유다. 생긴 건 본격 스포츠카인데, 섀시 감각은 무게중심 낮은 GT에 가깝다.133L 트렁크 공간은 조금 큰 백팩 두 개 정도 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  시야도 예상외로 좋다. 보통 이토록 납작한 스포츠카는 사각지대가 곳곳에 생기는데 i8은 앞쪽과 옆은 물론 후방 시야까지 문제없다. 특히 룸미러로 바라본 뒤 시야는 웬만한 엉덩이 들어 올린 세단보다 좋다. 단지 시선 자체가 낮고 왼쪽 사이드미러가 평평한 것만 주의하면 일반 승용차 타듯 부담 없다.가평 휴게소에서 딱 한 번 쉰 후 시속 80~120km로 고속도로를 달려 강원도 한 주유소에 도착해 기름을 넣었다. 서울에서부터의 총주행거리는 197km. 트립컴퓨터 상 연비는 19.2km/L로 표시됐다. 출발 전 기름을 가득 채우고 도착 후 다시 기름을 넣어 소모한 기름을 계산하는 풀-투-풀 측정 결과는 18.6km/L(10.58L 소모). 2015년 등장한 PHEV 실력은 지금도 여전했다.197km를 주행한 후 기록한 연비는 L당 18.6km. 땅으로부터 460mm그래도 명색이 스포츠카인데 서서히 달릴 수만은 없었다. 연비 측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페달을 힘껏 밟자 이제야 시속 100km까지 단 4.4초 만에 가속하는 성능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스템 최고출력 362마력을 쏟아내자 시속 100km를 순식간에 지나 240km/h까지 금세 도달한다. 그러나 이는 잠시다. 배터리 잔량이 거의 없던 까닭에 얼마 달리지 않아 배터리가 금방 동났다. 그래도 3기통 엔진이 내는 231마력의 출력으로 1.5t 언저리 덩치를 이끄는 데는 부족함 없다.사실 파워트레인 성능은 스타일이 뿜는 아우라에 비하면 부족한 편. 그래도 섀시 성능만큼은 그 아우라를 한참 웃돈다. 바닥에 달라붙은 듯 최고속도로 항속하며, 코너에선 운전자 의도대로 정확한 궤적을 그린다. 비결은 엉덩이 즈음에서 느껴지는 무게중심이다. 변속레버 아래 품은 배터리와 미드십 엔진 배치로 무게중심을 가운데로 모은 것도 모자라(앞뒤 무게 비율 50:50) 탄소 섬유 소재 캐빈을 씌워 무게중심을 지상으로부터 460mm 아래까지 끌어내렸다. BMW 양산차 사상 가장 낮은 수치. 게다가 드라이브 모듈 섀시를 알루미늄으로 짠 건 물론, 볼트와 나사까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 자체를 덜어냈다. 이 상식을 벗어난 차체 구성이 성능과 효율, 그리고 좋은 승차감까지 모두 아우르는 비결이다. 신나게 내달린 구간을 포함해 시승이 끝날 때까지 총 8시간 45분 동안 555km를 달린 후 기록한 트립컴퓨터 연비는 10.8km/L. 격한 주행상황에 연비가 뚝뚝 떨어졌음에도 10km/L를 넘긴 준수한 결과가 나왔다.   i8은 장거리 여행 동반자로 손색없었다. 높은 효율과 짜릿한 성능은 물론, 낮은 무게중심과 부드러운 서스펜션에서 비롯된 안정된 승차감이 오랜 시간 운전을 즐거움으로 채운다. 어디서든 자부심을 높여줄 화려한 스타일도 마찬가지.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PHEV GT로서 합격점이다. 물론 양손 가볍게 떠나는 여행이라는 가정 하에 말이다.  TOYOTA PRIUS PRIME 세 개의 심장을 가진 PHEV글 이수진 편집장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획을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프리우스 프라임이었다. 프리우스는 최초의 상용 하이브리드카이지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아니다. 그런데도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워낙 오랫동안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온 탓일 것이다. 프리우스 3세대 기반의 구형(일본명 프리우스 PHV)이 일본에서 데뷔한 2009년만 해도 PHEV는 아직은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요즘에는 한국에서조차 꽤 다양한 PHEV 모델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발전용 모터까지 동력에 힘 보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말 그대로 플러그를 연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로, 배터리를 외부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는 차다. 하이브리드는 엔진에서 남는 동력이나 제동 때 버려지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담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한다는 개념이라 운전자 직접 충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기차의 특성을 더한 PHEV는 직접 충전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하이브리드로도, 전기차로도 사용할 수 있는 대신 더 강한 모터와 대용량 배터리가 필수라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 변종인 하이브리드를 다시금 전기차와 교배하다 보니 구동 방식이나 성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프리우스 프라임은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진화한 케이스이고 BMW i8은 르망 경주차처럼 앞바퀴는 모터로, 뒷바퀴는 엔진으로 구동한다. 한편 쉐보레 볼트와 닛산 노트 e-파워는 구동은 모터로 하고 엔진을 발전용으로만 쓰는 직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하고 있다. 프리우스 프라임에는 가솔린을 태우는 1.8L 미러 사이클 엔진과 구동용 모터(1NM형, 72마력), 발전용 모터(1SM형, 31마력)가 있다. 그런데 신형부터는 상황에 따라서는 이 발전용 모터조차도 구동력에 힘을 보태기 때문에 사실상 심장이 3개다. 토요타에서는 이를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엔진이 98마력, 모터 두 개가 72마력과 31마력을 내니 단순 합산으로 201마력이 가능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시스템 출력은 122마력. 일단 엔진과 모터가 힘을 내는 시점이 다르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목적인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선에서 조율했다. 폭발적인 출력을 뽑아내기보다는 엔진과 모터의 단점을 보완해 최적의 성능과 효율을 뽑아내기 위함이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프리우스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든다. 현행 4세대 하이브리드가 전례 없이 괴이한 얼굴이라 상대적으로 잘생겨 보이는 것일까? 암살자의 무기처럼 흉악했던 헤드램프는 4점식 LED 램프로 한결 날렵하면서도 말끔해졌고, 스포티한 감각의 브레이크 램프로 뒤태를 다잡았다.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모노볼륨 스타일의 해치백 보디나 2단식 뒷창은 프리우스의 특징적 요소들. 여기에 해치 도어를 경량 카본 복합소재로 만들고 리어윙과 창문의 중앙 부분을 오목하게 디자인(더블 버블 백도어 윈도우)해 공력 성능을 더욱 끌어올렸다. 미래적 감각이 느껴지는 운전석  엔진을 켜지 않고 달린 44.8km 차를 받자마자 EV 모드 스위치부터 찾았다. 연료탱크와 배터리를 모두 가득 채운 상태에서 EV 주행거리를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스펙상 40km인 EV 주행거리는 전기차로는 짧지만 하이브리드 계열로는 뛰어난 수치. 구형에서 배터리 용량을 두 배로 키운 덕분이다. EV 주행거리는 일본 기준으로 구형이 26.4km, 신형은 68.2km(국내 기준으로는 40km). 차체는 더 무거워졌지만 시스템 효율이 높아졌고, 많은 에너지를 잡아먹는 공조기도 특별히 개발한 덕분이다. 혹시라도 엔진을 깨우지 않을까 조심하기는 했지만 발끝으로 느껴지는 토크감은 절대 빈약하지 않다. 엔진이 잠자는 상황에서도 프리우스 프라임은 충분히 여유로웠다. EV 주행거리가 40km나 되기 때문에 상당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프리우스에 배터리를 추가했지만 트렁크 공간 손해는 없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사실 조금 불안했다. 모터 특성상 고회전으로 갈수록 토크가 약하기 때문. 하지만 모터 2개 모두를 동력을 쓸 수 있게 된 덕인지 시속 100km가 넘는 영역에서도 꽤 두툼한 토크감이 느껴진다. EV 모드로 낼 수 있는 최고시속은 135km. 이 속도를 넘지 않도록 조심해서 달리니 트립 미터는 어느새 40km를 넘기고 있다. 그런데도 엔진은 아직 깨어날 기미가 없다. 그 후로도 4.8km를 더 달려서야 드디어 엔진이 잠을 깼다.  일단 엔진이 켜진 후에는 전형적인 하이브리드 감각이다. 배터리를 많이 싣느라 일반 프리우스보다 130kg 이상 무거워졌지만 저중심의 TNGA 플랫폼이고, 배터리 위치도 낮아 안정감을 해치지 않는다. 다만 구름 저항이 낮은 에코 타이어는 한계성능이 뚜렷한 편. 대신 조작에 대한 반응이 선명하고 빠릿빠릿해 의외로 운전에 재미가 있다. 저회전부터 즉각적으로 토크를 내는 모터도 한몫 거든다. 엔진 회전수와 가속감이 일치되지 않는 CVT와 하이브리드 특성은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 놓으면 엔진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페달 조작에 리니어하게 반응한다.  충전의 불편함 없이 EV 주행 가능시승 중간 기착지에서 연료탱크를 다시 가득 채우니 9.97L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틀간 425km를 달린 후에도 연료탱크는 2/3 가까이 남아 있었다. 시승 연비는 22.9km/L. 하이브리드에 불리한 고속주행이 많았지만 초반 EV 주행 덕을 본 모양이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220V 16A로 완충하는데 2시간 30분, 가정용 전원으로는 4시간 30분이 걸린다. 이것만으로 40km 이상을 달리니 가까운 거리라면 휘발유를 전혀 쓰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충전이 어렵다 해도 여차하면 엔진을 가동하면 되니 길거리에 멈추어 설 걱정 따위는 없다. 220V 16A 충전기로 완충하는데 2시간 30분이 걸린다충전용 모터까지도 동력에 쓸 수 있게 되었다전기차는 하이브리드에 비해 높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부실한 국내 여건상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집에 충전기 설치가 쉽지 않고, 장거리 운전이 잦은 사람이라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매력적이다. 기자 역시 최근 완성도가 높아진 EV에 눈이 가면서도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친환경차를 실제 사야 한다면 프리우스 프라임에 가장 먼저 눈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차피 대세는 EV라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연기관에서 EV로 가는 과도기가 결코 그리 짧지는 않을 것이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BMW 740ee는 M과 함께 간다글 김민겸 기자 한번 탔던 시승차를 또 타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시승회에 갔다가 한 번 더 시승기를 위해 빌려 타거나, 여러 기획에 묶일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의 시승차이거나. 이번엔 후자였다. 지난 여름에 이어 한 번 더, 740e는 우리의 부름에 응했다.반짝 EV 모드차를 받은 건 연비 비교 전날이었다. 이번 시승의 목적인 연료 효율과 각 차의 매력 포인트 점검을 위해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할 건 배터리만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 측정. 강원도로 출발하기 전에 배터리를 완충시켜야 했다. 아파트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기를 쓰기 위해 카드까지 빌려놓은 상태였지만 다른 방식으로 충전을 시도했다. 740e는 배터리 컨트롤에서 배터리 충전 목표값을 100%로 설정하면 일반 주행 중에도 꾸준히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서울역에서 집으로 향하는 30km 남짓 거리를 달리고 야경도 즐길 겸 한강 도로변을 왕복했더니 배터리가 완충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야금야금 배터리를 다 까먹은 후에는 연료통의 기름을 태우기 시작할 터. 연료 비교를 위해 기름통 목까지 찰랑거릴 정도로 기름을 가득 채워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충전기를 연결하면 배터리 게이지가 계기판에 뜬다다음 날 아침, 익숙한 디젤 해치백이 아닌 커다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세단에 올라탄다. 무소음의 영역에서 타이어가 구르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도 생경한 순간이다. 그리고 기어노브 좌측의 e-드라이브 버튼을 누르고 MAX e-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한다. 배터리가 웬만큼 충전되어 있을 때라야지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계기판에 뜬 순수 배터리 모드 주행 가능 거리는 26km. 집에서 500m만 움직이면 바로 서울양양고속도로에 들어서는 이점을 활용, 제한 속도를 지켜가며 배터리 모드를 시험해 본다. 그 결과는? 확실한 건 계기판 숫자보다 적게 달릴 때도, 많게 달릴 때도 있다는 것. 시속 100~110km 남짓을 정속으로 주행하면 남은 주행 거리 숫자가 실제보다 적게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기름이 바닥났을 때 연비 주행을 하면 확 늘어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고 완급 조절을 잘해서 달린다면 30km까지도 넘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정도면 평소 기자의 통근 거리 36km를 아주 약간의 기름만 쓰고 달릴 수 있는 수치다. 연비 주행은 공인 연비를 훨씬 웃도는 결과를 낳았다  SILKY FOUR배터리가 바닥났다. 기세 좋게 부풀렸던 연비 수치는 점차 현실적인 영역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공조하는 영역이다. 어제부터 계속 배터리 충전과 정속 주행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주행감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스마트폰 충전에 맞먹는 스트레스를 주는 전기차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서 배터리 충전은 어디까지나 취사선택 영역이다. 운전석 펜더 상단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긴장을 풀고 740e가 전하는 승차감에 집중해 본다. 지난 여름 시승 때만 하더라도 바로 이전에 탔던 M760Li의 잔상이 남아있었다. 그만큼 높은 기준으로 7시리즈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바라봤던 것. 이번엔 그런 기대감이 없던 건 물론, 긴장을 풀자 만족감이 높아졌다. 동승한 포토그래퍼는 승차감 좋다는 말을 연신 내뱉는다. 이런 표현은 진부하기 이를 데 없지만, 방금 깐 따끈따끈한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기분이다. 부드럽고 푹신하다. 4기통 엔진이라는 실린더 숫자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기모터와 함께 고배기량의 회전질감을 바짝 쫓는다. 740e의 뒷자리 숫자를 보지 않았다면 6기통 엔진이라 해도 믿을 뻔했다.아쉬운 점은 숏바디 모델의 한계가 드러나는 뒷좌석이다. 얼핏 5시리즈와도 헷갈리는 외양을 하고 있는 740e의 뒷좌석 승차감은 대형세단에 기대하는 수준에 모자란다. 암레스트에 박힌 태블릿 PC로 뒷좌석에서 기본적 편의 장비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으나 이건 다른 대형 세단도 마찬가지. 효율과 퍼포먼스는 잡는 대신, 쇼퍼드리븐 성향은 놓아버린 740e의 의도가 다분히 내비치는 부분이다. 아쉽게도 롱보디 버전인 740Le는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다.  뒷좌석은 수입 대형 세단에서 기대하는 만족감을 제공하지 못한다경유지인 강원도 주유소에서 확인한 트립 컴퓨터 상 주행거리는 170km, 연비는 L당 16.1km를 기록했다. 소비한 연료를 계산해보니 총 10.2L.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실제 연비는 16.7km/L. 고속 주행 시 공인 연비인 12.7km/L를 훨씬 상회하는 숫자다.e는 M과 함께 간다연료 효율에만 주목하던 비교 테스트가 끝났다. 운전대를 잡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이로운 일을 하는 듯한 착각을 주던 파란색 스크린을 붉게 물들여 본다.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스포츠 모드가 발동을 건다. 안색을 바꾸는 속도만큼이나 연료 소모 성향 역시 돌변한다. 페달을 밟아도 어떻게 하면 전기모터를 같이 쓸지 궁리하며 반 박자 느리게 가던 조금 전과 달리 출력을 우선시하며 빠른 답력을 보인다. 달라진 운전 성향에 맞춰 하체는 쫀득하게, 스티어링 휠은 단단하게 조인다. M스포츠패키지 레터링은 결코 장식이 아니었다.740e는 4기통 2.0L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쓰며 총 326마력의 합산 출력을 뽑는다. 전기모터의 위치도 8단 자동변속기 내부에 단단하게 자리 잡으며 엔진과 동등한 위치에서 신나게 바퀴를 굴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5.4초. 6기통 엔진을 얹어 같은 최고출력을 내는 740Li와 비교해 0.2초밖에 뒤지지 않는다. 대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이 넘게 줄고 공인연비는 L당 1.5km 앞선다. i퍼포먼스를 덧댄 결과다.파워트레인 구성의 과도기에서 BMW 740e는 전기차 ‘i'퍼포먼스와 고성능 ’M'패키지를 한 데 안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것처럼 불안하지 않은 ‘2인 3각’ 경기를 펼쳐 보였다. Mercedes Benz GLC350e 4Matic엔진차와 전기차 사이를 잇는 영악한 징검다리 글 김현준 객원기자전기 에너지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PHEV는 그 복잡한 속내만큼이나 각 차의 특징도 제각각이다. 모터가 전적으로 달리기를 담당하되 엔진은 일정한 회전으로 발전만 하며 효율을 극대화하는 레인지 익스텐더 방식이 있는가 하면,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배터리만 키워 놓은 차도 있다. 첫 번째 방식은 파워트레인을 몽땅 새로 만드는 대규모 개발이 필요한 반면, 두 번째 방식은 전자에 비해 개발 난이도가 낮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모터를 끼워 넣고 이걸 배터리에 연결한 물건이라 말할 수도 있을 테니까. 구조만 놓고 본다면 GLC350e는 후자에 훨씬 가까운 차다.치열한 고민이 녹아있는 GLC350e순수 전기차 EQC의 생산을 예고하고 있는 마당에, 벤츠가 기술이 없어서 그랬을 리는 만무하다. 전동화가 마치 첨단 기술인냥 포장되어 온 지난 5년.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벤츠가 보인 반응은 “그거 뭐 그리 어렵다고”에 가까웠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적다고 판단한 그들은 시장이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때가 되자 몰아치듯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전동화 브랜드 EQ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차가 GLC350e다. 말없이 탄다면 보통의 GLC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팎으로 친환경차 특유의 유난스러움이 없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EV ready 정도가 다를 뿐. 계기판에는 충전량과 EV 주행 가능 거리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구동력과 전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기능도 물론 준비되어 있다. 시승차가 완충이 된 상태라면 좋았으련만, 기자가 받았을 때 배터리는 10%에 불과했다. 근처 마트에서 완속 충전기를 찾아 물려 보았지만 충전 속도가 더디다. 대부분의 PHEV가 그렇듯 이 차 역시 충전할 수 있는 전력의 최대치는 3.6kW다. 가정용 전원 수준에 일부러 맞추어 놓은 것이므로 7kW급의 완속충전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더 빨라지지는 않는다. 여느 PHEV와 마찬가지로 급속 충전기로는 아예 충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8.7kWh 용량의 배터리를 가득 채우는 데 두시간 반이나 소요되었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만큼, 주행거리는 연료로 주행한 거리와 전기로 달린 거리를 별도로 표시한다 완속충전커넥터는 뒷범퍼의 오른쪽 구석에 숨어 있다. 완속충전기의 7kW를 연결해도 그 절반가량인 3.6kW의 전류만 받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일반 가정용 전원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진 차다. 배터리가 10% 남은 상황에서 실제 충전에는 약 두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주행모드는 총 4가지.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하며 달리는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만 의존해 달리는 E모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전력 상태를 유지하는 E모드, 그리고 엔진이 계속 돌며 달리기와 충전까지 다 하는 충전(CHARGE) 모드다. 모드 전환은 커맨드 컨트롤 노브 옆 스위치로 쉽게 할 수 있다. 운전자의 선택을 우선하지만, 남은 배터리와 운행 패턴에 따라 어느새 하이브리드 모드로 바뀌어 있을 때가 많다. 일단은 가득 찬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모드로 출발했다. 소리 없이 스르륵 전진하는 모습은 완벽한 전기차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이어지는 부드러운 가속감이 훌륭하다. 계속 이렇게 달리고 싶지만,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는 20km 남짓. 빠르게 닳아 없어지는 배터리 잔량을 보면 마냥 전기모드를 고집할 수는 없게 된다. 충전 모드로 전환하면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채운다. 물론 그다지 효율 좋은 충전 방법은 아니다. 전기의 힘만으로 가속하면 시속 130km까지 가능하며 그 이상 속도를 올리면 엔진이 잠에서 깬다. 가속페달에는 햅틱 기능이 진동과 저항으로 효율적인 운전 시점을 알려준다. 엔진이 개입하게 될 때면, 나지막이 무거워지며 페달을 더 밟으면 엔진이 켜진다는 신호를 준다. 엔진을 끌 수 있는 시점이 오면 두 번 살짝 진동하는 식이다. 영리하고 직관적인 방법이다.하이브리드 모드로 바꾸어 본다. 혼잡한 도시 가운데를 달리고 있으면 엔진이 쉼 없이 개입과 해제를 반복한다. 충전량이 늘어나지는 않지만 부지런히 EV모드로 바뀌면서 가능한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애를 쓴다. 제동시에는 회생제동 시스템이 개입하며, 배터리의 충전 수준을 눈에 띄게 올려놓기까지 한다. 회생제동 시스템이 특히 효과를 보는 시점은 직접 운전할 때 보다는 드라이빙 어시스트를 작동할 때다. 레이더 센서의 정보에 따라 감속이 필요할 경우 회생제동 토크만을 조절하며 브레이크를 쓰지 않고 부드럽게 감속을 해낸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회수한 감속 에너지는 다시 배터리를 채우는데 사용된다. 모터와 배터리로 인해 늘어간 중량은 약 250kg 남짓으로 공차중량은 2.1t이다. 보통의 GLC와 비교하면 확실히 무겁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 정도의 무게증가를 아주 손쉽게 이겨낸다. 엔진과 모터가 전력을 다해 발휘하는 320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57kg·m가 넘는 토크의 도움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5.9초 만에 해낸다. 스포츠 모드 같은 드라이브 모드 선택도 가능하다. 최고단계인 스포츠 플러스 상태에서는 SUV답지 않은 주행 감각을 보여줄 정도다. 이 정도의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답게 연비 성능은 준수하다. 217km를 달린 뒤 연비 측정을 위해 다시 가득 채운 연료량은 17.9L. L당 평균 12.12km를 주행한 것이다. 충전으로 이득 본 거리 20km를 제외하더라도 연비는 11km/L에 달한다. 2L 가솔린 엔진을 얹은 몸무게 1.8t SUV였다면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도심 정체 구간과 고속주행 모두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빠져나온 뒤에는 공인 연비보다도 훨씬 좋은 효율을 보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효용성을 실감하는 순간이다.배터리의 용량은 8.7kWh. 이것을 트렁크 공간에 얇게 배치하는 것으로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자세히 보면 턱이 아주 약간 올라온 정도다  보조금은 못 받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 정부에서는 전기차 외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구입할 때 보조금 500만원을 따로 보조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차는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2L 미만 배기량의 엔진이지만, 보조금을 받는 기준(이산화탄소 배출량 50g/km 이하, 1회 충전거리 30km)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큰 배터리를 달았다면 가능했겠지만, 그로 인한 차체 무게 증가도 무시할 수 없어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PHEV로는 이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들고 나온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가장 낮은 트림은 6,790만원으로 이 차에 투입된 기술과 부품을 생각하면 염가 세일이 아닐까? 특히 직접비교대상인 GLC220d를 생각하면 정말이지 놀랍다. 안 살 이유가 없는 차다.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디젤보다 훨씬 조용하고, 훨씬 잘 달리며, 연비까지 괜찮은 GLC350e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GLC 판매량의 10%를 넘게 차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사실 이 차를 샀다고 해서 굳이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주행거리가 짧다 한들, 이차는 하이브리드로서도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가정용 콘센트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GLC350e는 매우 좋은 선택이 되어 줄 것이다. 외부전원을 통해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준비된 차를 타는 소소한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한눈에 보는 국내 PHEV글 윤지수 기자아직 전기차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우리에게 전동화의 비전을 슬쩍 제시하는 PHEV.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모델을 모두 모았다.  
올 뉴 랭글러, 자연 위에 군림하다 2018-10-17
ALL NEW WRANGLER자연 위에 군림하다 11년 만에 진화한 신형 랭글러. 가벼운 차체에 힘과 효율을 갖춘 다운사이징 엔진, 여기에 독보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오프로더 아이코닉으로 거듭났다. 서울에서 세 시간 걸려 도착한 이곳은 물 맑고 자연 좋기로 소문난 강원도 평창의 흥정계곡. 피서객이 붐비는 계곡 끝에 다다르자 신형 랭글러(JL)의 서식지인 ‘랭글러 밸리’가 나타났다. 관계자가 두 달간이나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찾아낸 곳이자, 자연 지형을 통해 신차의 성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게 FCA코리아 측 설명. FCA코리아가 신형 랭글러에 거는 기대감  장소부터 색다른 이번 행사는 사파리처럼 꾸민 세트장과 지역 일대를 활용한 콘텐츠 등 FCA코리아가 적잖은 노력과 비용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행사장 가운데에는 윌리스 지프에서 출발한 역대 랭글러를 전시했다. 수십 년간 지켜온 정통 오프로더의 면모를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전쟁, 히피 아이콘, 80년대 대중문화, 캠핑 등 시대에 맞춘 다양한 소품을 함께 배치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A급 상태의 차를 구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이 들었을 터. FCA코리아가 신형 랭글러에 거는 기대감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신차 공개 퍼포먼스도 무척 신선했다. 물이 흐르는 계곡 한가운데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던 파블로 로쏘 사장. “신형 랭글러를 소개합니다”라는 사장의 말과 함께 계곡 옆에 숨어있던 랭글러가 바위와 물을 타고 넘으며 깜짝 등장했다. 자동차가 주행하리라 생각하기 어려운 물과 돌밭을 가로질러 나타나 더욱 놀라웠다. 랭글러이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곧바로 진행한 시승 프로그램은 흥정산을 오르내리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포함하여 총 12km의 구간으로 짜였다. 돌밭을 달려 나온 깜짝 등장70년 전통을 자랑하는 역대 랭글러를 한 자리에 모았다11년 만에 완전 신형으로 거듭난 랭글러(JL)차에 오르기 전 외관부터 살폈다. 클래식한 외관이 아이코닉한 랭글러답게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는 이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11년 만에 완전 신형으로 거듭나며 달라진 점이 적지 않다. 얼굴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의 LED 헤드램프와 펜더에 자리 잡은 방향지시등으로 깔끔한 인상. 곧추섰던 전면 윈드실드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각도가 조금 누웠다. 고급스러운 실내는 투박함을 자랑하던 예전과 격이 다르다. 두툼한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 대시보드 스티치 장식으로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했다.여유로운 뒷좌석 레그룸과 센터콘솔 뒤편에 마련한 송풍구로 뒷좌석 편의성도 증가했다. 운전할 때의 만족감도 높아졌다. 일단 운전 자세가 다르다. 푹신하고 안락한 착좌감의 시트가 신체를 밀착하고, 텔레스코픽을 지원하는 운전대의 도움으로 키가 작은 운전자도 알맞은 운전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이전 세대는 틸트만 가능했다. 주행을 시작하자 배기량을 줄인 2.0L 터보 엔진의 가뿐한 발진감에 마음을 빼앗겼다. V6 3.6L를 탑재한 이전 랭글러(JK)는 초기 발진시 묵직함을 넘어 약간 답답했던 게 사실. 하지만 신형은 큰 차체를 승용차처럼 다루기 쉬워 한결 편하다. 낮은 회전수에서 넉넉한 토크를 뿜는 엔진 덕분이다. 최고출력은 5,250rpm에서 272마력, 최대토크는 3,000rpm에서 40.8kg·m을 발휘한다. ZF제 8단 자동변속기와 ISG를 달았고, 알루미늄 소재로 차체 무게를 96kg 감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연료 효율이 36%(사하라 기준) 높아졌다. NVH도 개선했다. 탈착식 지붕은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소리에 취약한 구조지만, 신형은 기밀성을 높여 이를 보완했다. 또한 프레임에서 발생한 진동이 객실로 전달되는 현상도 줄었다. 오프로드 성능을 개선한 신형비포장도로와 산길을 올라가는 3km의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독보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의 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가 운전한 사하라 모델은 2.72:1 기어비의 셀렉트 터레인을 탑재했다. 감속비를 최대 77:1(이전 랭글러JK는 73.1:1) 확보해 낮은 속도에서의 고부하 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이 덕분에 경사가 가파른 흙길 언덕을 거침없이 오를 수 있었다. 한편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루비콘은 순정 머드타이어, 4:1 기어비의 록트랙 사륜구동 시스템과 실내에서 간단히 스테빌라이저를 분리하는 기능(휠 트래블 성능향상)을 통해 락 크롤링 주행 능력이 더욱 뛰어나다. 계기판 LCD에는 사륜구동 모드, 피치와 롤 각도 등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띄운다. 스티어링 휠 기구는 리서큘레이팅 볼 타입. 고중량 차체에 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요즘 승용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비포장 노면에서 오는 충격으로 인해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킥백 현상이 적어 운전자의 손가락 부상 위험이 적다는 구조적인 장점이 있다. 하이라이트는 계곡에서 바위와 물을 타고 넘는 구간이었다. 다른 차라면 엄두도 못 낼 일. 하지만 랭글러는 성인 허벅지 높이의 물길을 아무렇지 않게 박차고 나가는 한편, 동력을 차분히 전달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의 도움으로 물이 묻어 미끄러운 바위를 차근차근 타고 넘었다. 최대 36°의 진입각, 20.8°의 램프각, 76.2cm에 달하는 수중 도하 능력을 갖춘 랭글러에 이 정도 험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프로드 주행의 짜릿함과 통쾌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돌과 물을 타고 넘는 구간에서의 주행이었다이번 신차 행사는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만한 구석이 많았다. 이채로운 방식으로 진행한 행사 면면에서 FCA코리아가 랭글러에 승부수를 던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시장에서 크라이슬러와 피아트가 철수한 가운데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프 브랜드의 시그니처 모델 랭글러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4도어 롱보디 모델이 먼저 출시되었으며, 편의사양을 세분화한 다양한 트림을 선보인다. 특히 기본형 스포츠는 저렴한 값으로 고객의 문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소프트탑을 얹어 마니아틱한 감성에도 충실하다.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과 독보적인 사륜구동 시스템 등 SUV 한계를 뛰어넘는 랭글러의 역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글 이인주 
르노 삼성 QM6 VS 쉐보레 이쿼녹스, 함께하는 경쟁 2018-10-15
RENAULT SAMSUNG QM6 VS CHEVROLET EQUINOX함께하는 경쟁경쟁 관계가 늘 적대적이건만 아니다. QM6와 이쿼녹스 관계가 그렇다.자동차회사가 바라보는 중형 SUV시장은 무척 매력적이다. 시장으로서 양과 질이 뛰어나서다. 작년 판매량은 약 16만대. 중형 세단(20만대)과 준대형 세단(18만대)에 이어서 가장 큰 볼륨이다. 뿐만 아니다. 기본 찻값 역시 동급 세단보다 비싼 까닭에 자동차회사의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LPG차 판매비율이 높은 중형 세단(45~53%), 준대형 세단(20~23%)과 달리 중형 SUV는 부가가치가 높은 자가용 판매가 대부분이다. 자동차회사가 중형 SUV시장에 공들일 수밖에 없다.경쟁이 치열한 중형 SUV시장이 시장을 휘어잡은 차는 싼타페와 쏘렌토다. 2000년대 초반 데뷔한 이래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 왔고 고객의 선호도 또한 높았다. 모델 교체 시기를 놓친 뒤, 허수아비로 전락한 캡티바와 국내 취향과 거리가 먼 QM5가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사실상 두 차가 중형 SUV시장을 독식해왔다. 경쟁사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넋 놓고만 볼 수는 없는 노릇. 2년 전 르노삼성은 QM5의 후속 모델인 QM6를 출시했고, 한국GM도 심기일전하며 이쿼녹스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도전자 입장에 선 두 차는 차체가 비교적 작은 축에 속한다. 사이즈가 중요한 상품성으로 작용하는 한국차 시장에서 핸디캡을 갖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쿼녹스는 데뷔 때부터 덩치가 비슷한 QM6를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고 있다. 모든 차의 기준이 현대-기아차가 되어버린 국내 시장에서 신체 조건의 단점을 적게 노출하고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QM6도 이쿼녹스와 비교되는 상황이 나쁘지만 않다. 등장한 지 2년을 넘기며 관심이 줄어든 이때, 다시금 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다. 기자는 이들이 바라는 대로 실제 두 차를 맞비교해 보았다.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두 차가 어떻게 다른지 찬찬히 살펴보기 위해서다.차체 패키징QM6는 유럽 기준 D세그먼트 SUV다. 개발을 주도한 르노삼성은 본사 르노를 설득 끝에 전작인 QM5보다 차체를 대폭 키웠다. 길이 4,675mm, 너비 1,845mm, 높이 1,690mm이며 휠베이스는 2,705mm다. 그럼에도 미국 시장을 겨냥한 쏘렌토나 싼타페에 비교하면 모든 수치가 작다. 유럽식 ‘중형(D세그먼트)’과 미국식 ‘중형(미드사이즈)’의 차이다. 조화로운 비율로 빚은 차체에는 당당한 인상이 스몄다. 직선을 강조한 크롬 몰딩과 측면 유리 덕분에 차체가 더욱 길고 낮아 보인다. C자 형태의 감각적인 LED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 등 SM6와 함께 좋은 평가를 받는 디자인도 매력이 넘친다.반면 국내에 입성한 이쿼녹스(3세대)는 구형보다 차체 크기가 줄었다. 브랜드 안에서 위치가 달라진 까닭이다. 트랙스와 트래버스 사이를 메우던 이전 이쿼녹스의 역할은 신형 블레이저가 가져가고, 블레이저 밑으로 이쿼녹스가 자리 잡았다. 이처럼 후속 모델의 사이즈를 크게 줄이는데 거부감이 없는 모습은 오일쇼크 이후 생겨난 미국 자동차회사의 특징이다. 신형은 당연히 더 커야 한다는 우리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 수치를 살펴보면 길이 4,650mm, 너비 1,845mm, 높이 1,690mm, 휠베이스 2,725mm다. QM6와 비교하면 너비와 높이는 비슷하고 길이는 25mm 짧으며 휠베이스는 25mm 길다. 이쿼녹스의 차체 측면 비율은 엔진룸이 짧고 캐빈룸이 길다. 제한된 길이 안에서 중형급 실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탓에 차체 길이가 QM6와 거의 비슷함에도 인상이 짜리몽땅하다. 공기 역학적으로 다듬은 차체 볼륨은 뒷부분이 점차 축소되는 형태다. 디트로이트 풍동실험실에서 500시간 넘게 다듬은 결과다. 지붕선은 앞문 중간을 꼭짓점 삼아 테일게이트를 향해 완만하게 떨어지며, 차체 옆면도 뒤로 향할수록 빠르게 좁아진다. 다만 테일게이트 면적이 함께 좁아진 탓에 차 뒷부분이 작게 느껴진다.실내 공간QM6는 시트 포지션이 낮아 탑승이 한결 쉽다. 시트를 최대한 낮췄을 때 높이도 비교적 낮은 편. 덕분에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도 쉽게 적응 할 수 있다. 넓은 면적으로 포근하게 신체를 감싸는 시트에서 편안함을 강조하는 QM6의 성격이 묻어난다. QM6는 시트 포지션이 낮아 승용차 같다. 편안함을 강조한 푹신한 시트도 퍽 만족스럽다처음부터 르노삼성이 개발한 만큼 인테리어에 한국 고객의 취향을 적극 담았다. 하이글로시 장식재와 스티칭을 더한 대시보드는 누가 봐도 한국차다.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선 까닭일까? 도어 트림, 대시보드 상단, 계기판 덮개, 센터패시아 외곽 등 인접한 내장재가 서로 다른 소재로 조화롭지 못한 채 엮여있다. 특히 표면 처리가 미흡한 윈도우 스위치는 볼 때마다 싸구려 느낌이 짙다. 이처럼 적용 부위에 따라 질감 차이가 크면 전체적인 완성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지극히 한국인 취향이다. 다만 조화롭지 못한 내장재가 실내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링크는 첨단 분위기를 물씬 풍기지만, 터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구성이 난해한 인터페이스가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오디오를 바로 선택할 수 있는 버튼과 볼륨 버튼 정도는 따로 마련했으면 한다. 공간과 구성은 다양한 연령대의 운전자와 가족이 함께 누리기에 부족함 없다. 뒷좌석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여유가 있으며 트렁크 공간도 반듯하다. 2열 시트 등받이는 각도가 조금 서 있고 각도조절 기능을 지원하지 않지만, 그만큼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 주행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동을 억제했다.  트렁크 공간이 반듯해 실용도 높다 이쿼녹스 실내 분위기는 QM6와 정반대다. 미국 브랜드가 만든 차에서 유럽차 분위기가 감돈다. 단단한 착좌감으로 신체를 타이트하게 지지하는 작은 시트, 그리고 저렴한 내장재라도 밀도 있게 다듬어 실내 품질을 끌어 올린 점이 특히 그렇다. 이쿼녹스 2열 시트는 방석 길이가 짧고 좁으며 착좌감이 너무 단단하다높직한 시트와 탁 트인 시야가 쾌적한 운전 환경을 만든다. 저렴한 내장재지만, 밀도 있게 처리해 품질을 끌어올렸다도어 안쪽과 차체의 실링 처리도 돋보인다. 웨더스트립에는 경질 고무와 펠트를 조합해 객실로 유입되는 소음과 외부 오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롭다. 운전석이 QM6보다 훨씬 높은 덕분에 시야가 탁 트여 더 작은 차를 운전하는 기분이다. 뒷좌석 공간은 충분히 넓지만, QM6만큼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물방울 형태의 차체를 고수한 탓이다. 2열 시트는 방석 폭과 길이가 짧아 성인 가족을 뒤에 태우기 부담스럽다. 푹신하고 넉넉한 시트로 편안함을 강조한 QM6와 대조적이다. 또한 D필러 각도가 크게 누운 탓에 트렁크 위쪽 공간이 손해를 보았다. 현재 한국GM은 이쿼녹스의 트렁크 용량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모저모 따져 보면 동승객 편의성은 QM6보다 못한 반면, 운전자 편의성은 더 낫다.그래픽이 촌스러워 시각적 만족도가 부족하다휠하우스가 튀어나온 부분이 크고 상단부도 좁은 편이다장·단점이 분명한 파워트레인두 차는 파워트레인 구성이 조금 다르다. 2.0L 가솔린과 2.0L 디젤로 나뉜 QM6는 공통적으로 CVT를 사용하며, 이쿼녹스는 경쟁차보다 한 체급 작은 1.6L 디젤만 수입된다. 즉 일반적으로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파워트레인 조합과 조금씩 차이가 난다. 먼저 QM6 시승차를 살펴보면 최고출력 177마력을 내는 2.0L 디젤과 CVT 변속기를 조합한 상시사륜구동이며, 이쿼녹스 시승차는 최고출력 138마력의 1.6L 디젤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상시사륜구동. 시승에서 드러난 두 차의 특성도 이 구동계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QM6 CVT는 영민한 변속이 매력적이다. 언덕을 비롯한 고부하 주행에서 최적의 기어비를 찾아 두터운 토크를 전달한다. 또한 급가속하는 경우에는 3,000rpm 전후로 변속하는 가상의 단수를 만들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다만 모든 조건에서 좋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가속상황에선 1,500~2,000rpm 사이를 유지한 채 속도가 상승하는데, 이때가 엔진 출력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구간이다 보니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이 매우 크다. 출력이 상승하는 시점에서 진동과 소음이 크다이쿼녹스의 1.6L 디젤은 일장일단이 있다. 일단 회전 질감이 매끄러워 가솔린 엔진 부럽지 않다. 유럽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적어 위스퍼 디젤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조용하고 진동이 적은 위스퍼 디젤수치상 출력은 경쟁 모델보다 크게 부족하지만, 모두의 걱정과 달리 실제 움직임은 활기차다. 몸무게가 100kg 이상 가볍기 때문이다. 덕분에 실제 두 차의 가속 성능은 시속 160km까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출력의 한계는 또렷하기에 그보다 빠른 속도에서는 가속이 더디다. 부족한 가속 성능의 아쉬움은 뛰어난 연비가 달래준다.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포함한 연비는 16km/L내외. 함께 주행한 QM6보다 약 20% 뛰어난 수치다. 6단 자동변속기는 이따금 변속 반응이 늦어 운전자 의지를 벗어나지만, 기어비를 짧고 촘촘하게 구성하여 가속하는 맛이 살아있다.성격 차이가 또렷한 주행 품질두 차가 극명한 성격 차이를 드러내는 또 한 가지, 바로 하체 세팅이다.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QM6의 서스펜션은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저속과 고속구간 모두 부드러운 한편, 폭우가 쏟아지는 시승 조건에서 노면 정보를 충실히 전달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은 평상시 앞바퀴에 100% 가까운 동력을 배분하며, 급가속 등 일부 상황에서 뒷바퀴에 최대 50% 동력을 보낸다. 동력이 전달되는 과정도 자연스러워 위화감이 없다. 이쿼녹스는 운전자가 즐거운 SUV다.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에 있어서만큼은 탄탄함을 자랑한다. SUV에 기대 않던 예리한 조향 감각과 탄탄한 서스펜션을 엮어 몸놀림도 민첩하다. 드라이브를 좋아하고 혼자 운전하는 경우가 많은 젊은 가장이라면 눈여겨볼 만 한 하다. 껑충한 키와 덩치에도 불구하고 롤링을 최대한 억제했고 불규칙한 노면에서 오는 불쾌한 충격을 최대한 걸러준다. 마치 키 큰 왜건 같다. 효율을 앞세운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은 4WD 버튼을 따로 누르지 않는 이상 앞바퀴만 굴린다. 또한 사륜구동이 활성화한 상태에서도 필요할 때만 뒷바퀴를 굴린다. 빗길과 눈길에서 운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주행을 돕는 성격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다. 지향점이 다른 QM6와 이쿼녹스이처럼 다양한 면에서 편안함을 강조하는 QM6와 운전자 만족에 더욱 집중한 이쿼녹스는 그 성격이 명확하게 다르다. 뿐만 아니다. 겉으로는 라이벌이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끼리 가격대가 겹치지 않아 직접적인 경쟁을 피했다. 현재 QM6는 2.0L 자연흡기 가솔린 트림을 작년 9월에 출시한 이후로 가솔린과 디젤 판매 비율이 7:3에 이른다. 이제는 기본값이 2천435만~2천995만원 사이에 위치한 가솔린 모델이 주력 트림이다. 한편 이쿼녹스는 2,945만~4,182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QM6 가솔린과 이쿼녹스의 편의사양을 비슷하게 맞추면 최소 3,000만원 중후반대 가격이 된다. 따라서 주력 트림을 기준으로 두 차의 값을 비교하면 약 600만~1,000만원 차이가 난다. 사실상 경쟁 모델이라 보기 어려운 이유다. 만약 기자에게 두 차 중 한 대를 선택하라고 하면 장고를 거듭할 것이다. 머리로는 합리적인 가격의 패밀리 SUV QM6가 더 나은 결정이라 생각하지만,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기본기가 뛰어난 이쿼녹스가 가슴속 깊이 아른거린다. 냉철한 시장은 QM6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QM6는 2,804대, 이쿼녹스는 97대가 팔렸다. 출시한 지 석 달 된 이쿼녹스가 비싼 찻값 논란을 이겨내지 못한 채 흥행에 실패한 상황. 강력한 적을 혼자 상대하기 보다는 함께 협공하며 경쟁하는 편이 낫다. 두 차의 관계도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선 이쿼녹스가 힘을 더 키워야 한다. 어쩌면 이쿼녹스의 부진한 실적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이는 QM6일지 모르겠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어떻든 포르쉐 2018-10-12
PORSCHE PANAMERA 4 E-HYBRID어떻든 포르쉐‘포르쉐는 포르쉐다’ 새로운 포르쉐가 나올 때마다 늘 했던 소리지만 한 번만 더 해보자. 전동화 시대에도 포르쉐는 포르쉐다.파나메라 책자를 베개 밑에 넣어놓고 설레는 맘으로 누웠는데 별안간 문자가 날아왔다. ‘강원지역 호우주의보 발령으로 내일 트랙 주행이 취소될 예정입니다.’ 하늘에 구멍 뚫린 듯 비를 퍼붓던 8월 말, 결국 손꼽아 기다렸던 포르쉐 트랙 주행 기회가 빗물에 휩쓸려버렸다.효율과 함께다음날, 비가 그칠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 역시 허사였다. 포르쉐가 애써 빌린 인제 스피디움은 빗물막 광택이라도 낸 듯 반짝였고, 취소는 예정에서 확정이 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오로지 폭우 속 ‘안전한’ 도로주행뿐.빗방울이 유리 지붕을 요란하게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파나메라에 올랐다. 비 오는 강원도 드라이빙을 함께할 주인공은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지난 8월 6일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차로, 유럽서 파나메라 전체 판매 60%를 견인하는 주력 모델이다.역시 포르쉐다. 분명 5m가 넘는 대형차인데, 운전 자세는 영락없는 스포츠카다. 바닥에 폭 파묻힌 높이와 든든한 볼스터(시트 좌우 쿠션), 거의 수평으로 튀어나온 운전대까지. 스포츠카다운 안정된 자세 덕분에 폭우 속 주행의 두려움이 그나마 사그라든다.파나메라도 포르쉐라는 듯 실내엔 스포츠카 느낌이 물씬하다출발은 전기 모드부터. 운전대 아래쪽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다이얼을 돌려 ‘E-파워’로 맞추면 이 차는 지금부터 전기차다. 여느 전기차가 그렇듯 아무런 소리나 진동 없이 고요히 나아간다. 단지 세차게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만이 엔진 소리의 빈자리를 채울 뿐이다.잠잠한 모터와 2,950mm 휠베이스가 어우러진 여유로운 승차감을 즐기는 것도 잠시, 페달을 밟자 예상외로 경쾌하게 나아간다. 136마력 모터 출력을 보고 기대도 안 했건만, 전기모터의 두툼한 40.8kg·m 최대토크가 페달을 밟자마자 나와 2,240kg 차체가 가뿐하다. 심지어 고갯길을 오를 때도 엔진은 감감무소식이고, 가속 또한 교통 흐름을 앞설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제원상 시속 140km까지 전기만으로 달릴 수 있다고 하니 전기 모드 공인 주행거리 33km 동안은 완전히 전기차로 달릴 수 있는 셈. 다만 가속 페달을 대략 60% 정도 밟으면 저항이 한번 ‘턱’ 걸리는데, 그 저항을 무시하고 더 밟으면 엔진이 깨어난다. 전기 모드에서 급작스레 힘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한 장치다.그렇게 배터리를 절반쯤 소모했을 즈음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모드 다이얼을 돌렸다. 사실 배터리를 다 쓸 때까지 전기로만 달려보고 싶었는데, 폭우에 도로 주행 코스마저 계획보다 줄어 다 달려볼 순 없었다. 나중에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E-파워 모드에서는 배터리가 0%가 될 때까지 오로지 전기만으로 달린다고. 심지어 0%에서도 (0%를 실제보다 다소 일찍이 표시하기 때문에) 얼마 동안은 전기 모드를 유지한다. 출퇴근 등 짧은 주행에서는 오로지 전기차로 쓰기 위한 PHEV다운 설정이다.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세 가지 세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알아서 효율을 높이는 ‘하이브리드 오토’, 배터리 잔량을 유지하는 ‘E-홀드’, 마지막으로 적극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E-차지’다. 운전대 아래쪽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다이얼. 전기차 모드인 E-파워로 선택된 상태다 일단 하이브리드 오토부터. 오토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주행 상황에 따라 알아서 파워트레인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처럼 달린다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충전 량이 상당해 계속 달려도 배터리 잔량이 절반쯤에서 좀처럼 줄지 않는다. 연비도 L당 14km를 넘어 쭉쭉 오른다.그래서 E-홀드는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아마 전기 없이 가속을 마음껏 즐기고 싶을 때, 또는 필요한 상황에서 전기 모드를 쓰고 싶을 때쯤 필요하겠다. E-차지는 배터리 충전에만 집중한다. 공회전 상태는 물론 내리막길에서도 엔진을 계속 깨워 끊임없이 배터리를 충전한다. 마치 콘센트를 꽂아놓은 것 마냥 충전 속도가 빨라 다른 PHEV 충전 모드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 이전 9.4kWh에서 14.1kWh로 커진 용량이 버겁지 않은 모양이다. 참고로 배터리 완충 시간은 3.6kW 충전기로 5.8시간, 7.2kW 충전기(선택사양) 3.6시간이다.대형차, 하이브리드 등 지루한 수식이 붙었음에도 파나메라는 정교하고 빨랐다  성능이 공존한다빗방울은 쉴 틈 없이 쏟아졌지만, 포르쉐를 타고 얌전히 달려볼 수만은 없었다. 게다가 르망 24시를 3연패로 휘어잡은 포르쉐 하이브리드 기술이 녹아든 차가 아닌가. 짧은 시승인 만큼 주행 모드 ‘스포츠’를 건너뛰어 바로 ‘스포츠 플러스’에 놓고 폭우 속 강원도 고갯길을 달렸다.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PDK)가 저속 기어를 물고 섀시에 힘을 불어넣자 포근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어느새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물론 분위기뿐만 아니다. 페달을 밟으면 거대한 911이 된 듯 힘차게 뛰쳐나간다. 페달을 밟자마자 모터가 최대토크를 분출하고, PDK 변속기가 번개같이 저단 변속을 끝낸 까닭. 0⟶100km/h 가속 시간 4.6초 제원에서 엿보이듯 시속 100km까지는 순식간이며 이후로도 330마력 V6 2.9L 엔진 덕분에 하이브리드 특유의 고속 힘 빠짐 현상은 느낄 수 없다. 무거운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품었음에도 462마력, 71.4kg∙m 시스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덕분에 여전히 강렬했다. 특히 우렁찬 6기통 터보 엔진 소리와 높은 rpm에서 뒤통수를 툭 때리는 변속 충격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여기에 2세대부터 추가된 스포츠 배기가 더해지면 쾌감은 배가된다.고갯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이라면 2.2t 넘는 차가 어찌 코너를 빠르게 달리겠나 싶겠지만, 파나메라는 다르다.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 정확한 라인을 그리며 달린다. 포르쉐가 독자적으로 빚은 차세대 MSB 플랫폼과 선회 시 스태빌라이저를 비틀어 롤링을 억제하는 PSM, 3 챔버 에어서스펜션이 어우러진 결과. 덕분에 네 바퀴에 균일하게 실리는 무게를 느끼며, 빗길에서도 부담 없이 코너를 공략할 수 있었다.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는 어떻든 포르쉐였다. 전기차의 효율을 품었음에도 여전히 정교하고 빨랐으며, 와이퍼를 최고속도로 돌리는 폭우조차 아랑곳없었다. 포르쉐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르쉐다움을 지키겠다는 것.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 내연기관과 함께 차에 대한 열정도 사라진다는 예견이 나오고 있지만, 포르쉐가 있다면 다를듯하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윤지수, 포르쉐코리아
기아 니로 EV, 라인업 완성하는 완전 무공해 니로 2018-10-12
KIA NIRO EV라인업 완성하는 완전 무공해 니로국내 첫 친환경 SUV로 등장했던 기아 니로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EV 버전을 더함으로서 엔진 라인업을 완성했다. 2016년 출시된 니로는 기아가 처음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전용 차종이었다. 같은 해 1월에 아이오닉을 런칭하는 등 현대차 그룹은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아이오닉이 하이브리드와 PHEV, 전기차 전용 모델로서 토요타 프라우스에 직접 경쟁 포지션을 선택한 것과 달리 니로는 고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콤팩트 SUV 세그먼트를 골랐다. 기아와 현대의 브랜드 성격 차이도 차이지만 굳이 두 회사가 동시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로 출발한 니로가 EV 버전으로 친환경 구동계 라인업을 완성했다 모양은 다르지만 아이오닉과 니로는 같은 플랫폼에 뿌리를 두고 태어났다. 2700mm의 휠베이스도 동일하며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V 세 가지 구동계를 얹는다는 점도 같다. 다만 니로 EV는 최근 발매된 현대 코나 일렉트릭(204마력 모터와 64kWh 배터리)의 구동계에 더 가깝다. 대용량 배터리를 통해 장거리 주행능력을 부여받았을 뿐 아니라 강력한 모터를 얹어 상대적으로 큰 SUV 차체를 가볍게 이끈다. 강력한 모터와 대용량 배터리니로는 등장 당시 SUV라는 분류에도 불구하고 오프로드 주행보다는 하이브리드 구동계에 초점을 맞춘 차였다. 네 바퀴 굴림은 아예 없고, 디자인은 공력 특성에 많은 힘을 썼다. EV 버전에서는 이를 더욱 갈고 다듬었다. 엔진이 없어진 만큼 호랑이 코 그릴을 막아 공기저항을 줄이는 한편 여기에 충전용 커텍터를 심었다. 범퍼 아래쪽도 차별화해 흡기구에 파란 선을 두르는 한편 양옆 LED 주간주행등과 프로젝션 안개등을 새로 디자인했다. 헤드램프 형태는 그대로 두었지만 턴시그널을 노란색으로 바꾸어 인상이 달라졌다.  실내에도 몇 가지 굵직한 차이점이 있다. 우선 계기판은 아날로식 미터가 사라진 수퍼비전 클러스터로 속도까지 디지털로 표시해 미래감각을 물씬 풍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이 센터 터널 부근. 기계식 변속 기구가 없는 EV 특성에 맞추어 시프트 레버를 제거하고 다이얼식 변속 스위치로 대신했다. 변속 레버가 사라진 자리에는 수납공간과 무선충전기, USB 포트를 달았다. 시트 디자인은 같지만 파란색 스티칭으로 차별화했다. 뒷좌석이나 트렁크 공간이 동급 여느 SUV와 다르지 않은 것은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 수 있는 전용 플랫폼 덕분. 일반 차체에 배터리를 얹느라 트렁크 공간을 희생했던 이전 EV들과는 달라진 모습이다.계기판과 센터 터널 부근이 달라졌다  시프트 레버를 대신하는 다이얼식 스위치  콤보 타입 커넥터. 100kW 급속충전기로 54분이면 배터리 80%를 채운다출발은 모터로 하고 상황에 따라 엔진이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PHEV와 달리 이 차는 오직 모터만으로 달린다. 그런데도 동력성능에 모자람은 없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0.4kg·m를 내는 모터와 대용량 배터리는 이미 코나 일렉트릭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코나에 다소 넘쳤던 토크는 더 크고 무거운 니로에 맞춤처럼 딱 들어맞는다. 초기 반응이 다소 무뎌진데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차음성이 어우러져 승차감이나 운전 질감은 한결 고급스럽다. 그렇다고 가속이 더디다는 말은 아니다. 넉넉한 토크는 즉각적인 반응을 이끈다. 시속 100km까지는 순식간이고, 150을 넘어 170km/h에 이르기까지 머뭇거림이 없다. 아장거리는 저속 전기차와는 근본부터 다른 차다.회생제동은 패들 시프트를 통해 1~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왼쪽을 꾹 당기면 효과가 일시적으로 최대가 되어 차를 멈추는 것도 가능하다.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적 측면 외에 기계식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그밖에 스마트 크루즈와 차로 이탈방지를 통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전방 충돌방지, 후방 교차충돌 경고 등 다양한 첨단장비가 운전자를 돕는다. 이 차는 대용량 배터리팩을 얹느라 무게가 많이 늘었다. 니로 EV의 가장 큰 단점이자 사실상 모든 대용량 EV에 공통되는 문제점이다.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보다 200kg, 하이브리드에 비해서는 330kg이나 무거운 1,755kg다. 그래서인지 과격한 조작에서는 가끔씩 버거운 모습을 보인다. 가격과 무게를 덜어낸 슬림패키지(39.2kWh)를 선택하면 가벼워지지만 대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46km로 줄어든다. 개인적으로는 385km를 달리는 기본형을 무조건 선택할 것이다. 아직까지 충전 인프리가 그리 치밀하지 않은 국내 여건상 이 정도 주행거리는 편의성을 가르는 큰 차이가 된다. 한 여름에 에어컨, 한겨울에 히터를 풀가동하고도 장거리 여행이 가능한 것은 EV로서는 크나큰 축복이다.  글 이수진 편집장사진 현대자동차, 이수진
기아 스토닉 1.0 T-GDi, 짠돌이 스포츠 2018-10-12
KIA STONIC 1.0 T-GDi짠돌이 스포츠 평소 ‘짠 내’나게 아끼다가도 흥이 오르면 흔쾌히 지갑을 여는 호방한 친구처럼, 짠돌이 스토닉은 거침없이 쓸 줄도 안다.“1,000cc라고? 세상에, 나가긴 나가?” 이차 몇 cc냐는 질문에 답했더니 곧바로 되돌아온 소리다. 하긴 놀랄 만도 하다. 우리가 아는 1,000cc는 경차도 버거운 답답한 이미지니까. 그러나 되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달랐다. “가뿐해.”굉음을 지운 1.0스토닉 터보의 핵심은 역시 1.0L 터보 엔진. 시승차를 받자마자 거두절미하고 시동부터 켰다. 일단 첫인상은 실망이다. 힘차게 시동이 걸린 것까진 좋은데 공회전 진동도 쓸데없이 힘차다. 마치 3기통 엔진이라는 걸 잊어버리지 말라는 듯 친절히 운전대와 시트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디젤 엔진 거친 진동과 비교하면 지나친 볼멘소리에 불과하지만, 3기통의 물리적 단점을 감추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기계적인 분위기로 꾸민 실내. 저렴한 소재로 채워졌으나, 만듦새가 치밀해 저렴한 느낌이 덜하다    키 177cm 기자가 앞 시트를 조정한 후의 뒷좌석. 성인 남자가 앉아도 무릎이나 머리가 닿진 않지만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다   2단으로 만들어 깔끔히 정리할 수 있는 트렁크. 기본 용량은 352L며, 뒷좌석을 접으면 1,155L까지 늘어난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 VDA 기준)  그래도 움직이면서 실망은 다시금 기대로 바뀌었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능숙하게 클러치를 맞물리고 엔진은 민첩하게 반응한다. 더욱이 지하주차장 벽을 타고 들려오는 6기통 비슷한 3기통 엔진 소리가 괜스레 뿌듯함을 더한다.힘도 불만 없다. 터보 엔진답게 1,500rpm부터 일찍이 17.5kg∙m 최대토크를 끌어내니, 도심에서 여느 1.0L 엔진처럼 굉음을 낼 일은 거의 없다. 체감 성능만큼은 1.6L 자연흡기 엔진을 웃돌 정도. 여기에 작은 차체와 유럽 지향 탄탄한 하체, 절도 있는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더해져 도로를 경쾌하게 누빈다. 1.0L 소형차라고 도로 흐름에 뒤처질 걱정은 접어도 좋겠다. 효율은 1시간 동안 서울 도심 28km를 달린 후 12.5km/L 연비를 기록해 꽤 준수한 편. 놀랍게도 공인 연비와 완전히 같은 결과가 나왔다.작은 크기가 돋보이는 120마력 직렬 3기통 1.0L 가솔린 터보 엔진다만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변속기가 고속 기어에서 다시 저속 기어로 바꾸길 머뭇거린다. 평지를 달리다 오르막을 만나면 엔진 힘이 부족해 부르르 떨 때까지도 요지부동인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나 배기량이 작아 낮은 rpm에서는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말이다. 이럴 땐 차라리 수동 변속으로 기어를 먼저 내려주는 게 속 편하다.트렁크 한쪽에 자랑스레 T-GDI 엠블렘을 붙였다1.0 스포츠일상에서의 주행은 합격점. 그렇다면 스포츠 주행도 가능할까?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변속기가 부리나케 저단 기어를 물고 속도를 높인다. 역시나 최고출력 120마력답게 가속은 무난하다. 속도계 바늘이 100을 막힘없이 지나 160까지는 꾸준히 올라간다. 이후 배기량 한계를 드러내며 바늘이 제자리에 선 듯 더뎌지지만, 끈기 있게 기다리면 180까지도 넘어설 수 있다. 터보의 힘은 굉장했다.싱글 터보 효과보다 인상 깊은 건 가속 감각이다. 3기통 엔진이 높은 rpm에서 6기통 비슷한 소리를 내는 데다,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그 소리를 절도 있게 잘라내 속 시원한 효과음을 구현한다. 팽팽한 서스펜션, 특히 뒤 서스펜션이 든든히 버텨 노면 충격을 흡수한 후 금세 자세를 추스르기 때문에 고속 안정감도 좋다. 주행 감각만큼은 둔중한 소리에 무게마저 무거운 1.6L 디젤보다 도리어 낫다.물론 작은 스토닉의 주 무대는 쭉 뻗은 도로보단 꼬불꼬불한 고갯길이다. 2,580mm 짧은 휠베이스와 1,205kg 가벼운 덩치로 코너를 가뿐히 공략한다. 코너 진입 전 브레이크로 앞쪽에 무게를 실어 운전대를 꺾으면 손쉽게 방향을 튼다. 1.6 디젤보다 70kg이나 무게를 덜어낸 까닭. 그래도 전륜구동 차라 과욕을 부리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지만, 금세 TVBB(토크 백터링 시스템)가 코너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머리를 슬쩍 안쪽으로 당긴다. 덕분에 고갯길에서는 SUV보다는 해치백에 가깝게 날쌨다. 비록 SUV라며 높여 놓은 바닥 높이 때문에 좌우 쏠림을 감출 순 없었지만.이 작은 차에 운전대를 돌릴 때마다 불을 밝히는 코너링 램프가 달렸다1.0L 엔진 출력을 바닥끝까지 다 끌어 쓰니 1.2t 덩치가 답답지는 않다. 120마력 출력은 대단치 않지만, 동력 손실 적은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때문. 다만 주행 모드에 따라 변속 패턴을 바꾸는 기능은 없기 때문에 페달로 변속을 제어하기보단 직접 수동으로 조작하는 게 훨씬 빠르다. 그래서 운전대 뒤 패들시프트의 빈자리가 더더욱 크다.탈 1.0L급 파워를 낸 만큼, 격하게 주행할 땐 먹성 또한 배기량을 초월한다. L당 12km를 넘었던 평균 연비는 어느새 7km 아래까지 쭉쭉 떨어졌다. 평균 연비가 이 정도니 한창 달릴 땐 L당 5~6km 수준 효율을 보였단 얘기다.1.0 효율강원도에서 45L 연료탱크 대부분을 순식간에 비워버려 집에 갈 기름도 남지 않았다. 결국 반강제로 남은 거리는 효율을 우선해 달렸다. 속도는 시속 80~120km, 가∙감속은 부드럽게, 제동 시에는 멀리서부터 마치 브레이크 없듯이 감속하며. 한적한 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켰다. 아쉽게도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기능 없이 속도만 유지하는 단순한 기능이다. 그래도 1.0L 터보 출시와 함께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이 들어간 건 반갑다. 차선 인식률은 K3가 그렇듯 준수한 편이며,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도록 하거나 이탈하기 직전에 방지만 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이 들어가며 형제 코나와 운전자 보조 기능만큼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이 들어갔다  통풍, 열선, 운전대 열선, 7단 DCT 변속기까지 동급에 흔치 않은 편의사양을 대거 갖췄다그렇게 총 146.8km를 2시간 동안 달린 후 기록한 트립 컴퓨터 연비는 L당 17.1km. 고속도로 비율이 60% 이상이었던 걸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다. 실제 1.0 자연흡기 경차를 소유했던 입장에서 조금 시샘이 날 정도다. 낮은 rpm부터 큰 힘을 끌어내는 터보 엔진답게 정속 주행 효율은 흠잡을 데 없었다.다만 전체 시승 총 13.5시간, 468.8km를 달린 연비는 그리 높진 않았다. L당 10.0km로 중형 세단을 넘보는 효율을 보였다. 다소 격하게 달린 구간이 꽤 길었기 때문일 터. 역시 본격적으로 밟으면 대배기량처럼 기름을 태워버리는 터보 엔진이다.468.8km를 달리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10.0km/L. 정속주행 효율은 높지만, 페달을 밟으면 밟은 만큼 기름을 태운다제목을 ‘짠돌이 스포츠’라 붙인 이유가 여기 있다. 아낄 땐 1.0L 엔진답게 효율적으로 달리다가도 쏘아붙일 땐 화끈하게 기름을 태우며 즐겁게 내달린다. 5년간 50만원이 채 안 되는 자동차세와 1.0L의 높은 효율, 여기에 가끔 스트레스를 해소할 재미까지 모두 품었달까. 값은 시작가 기준 1,914만원. 터보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 등 비싼 파워트레인을 넣었음에도 동급 SUV보다 경쟁력을 갖춘 건 칭찬받아 마땅하나, SUV 탈을 쓴 소형 해치백 값이 만만치 않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메르세데스 벤츠 E300 (W212) 2018-10-11
메르세데스 벤츠 E300 (W212) W212는 페이스리프트 전후로 인기 부침이 심하다. 신차의 인기가 중고차로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E300은 엔진 종류가 세 가지. 엔진에 따라 차의 특성도 조금씩 다르다.W212 E클래스는 수입차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배기량이 큰 가솔린 모델 E300이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전 모델인 W211 E280(V6 3.0L)보다 약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E300 엘레강스 약 6,800만원)이 인기의 비결. 2.0L 디젤이 주력이던 5시리즈와 확연히 비교되었다. 벤츠가 아직 클래식한 패밀리룩을 고수하던 시절에 나온 차라, 안팎의 분위기가 고상하다. 수입 중형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다 이러한 경향은 2013년 얼굴을 고친 후기형에서 180° 달라진다. 보다 젊은 인상으로 변신하여 고객 연령대를 낮추려 한 것이다. 트윈 헤드램프는 싱글 LED 램프로 바뀌었고, 후드탑에 있던 삼각별은 크기를 키워 라디에이터 그릴로 자리를 옮겼다. 실내 송풍구와 시트 조절 스위치, 윈도우 스위치에 반짝거리는 디테일을 더하는 등 소소한 변화도 주었다. 이에 대한 고객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후기형 W212은 수십년간 이어진 벤츠 고유의 크루즈 컨트롤과 멀티펑션 레버 위치 달라졌다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자, 주력 트림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E300이 주력이었지만, 후기형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E220 CDI가 가장 많이 팔렸다. 고객 대부분이 유지비에 민감했기 때문이다. 신차 판매 순위가 5시리즈를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중고차 인기 순위 역시 뒤집혔다. 신차 시장의 인기가 중고차 시장에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도 전기형과 후기형의 시세 차이는 작지 않다. E클래스의 장점은 동급에서 가장 넉넉한 실내공간이다. 뒷좌석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가 있고, 뒷바퀴굴림 세단으로는 이례적으로 넓은 트렁크 공간을 자랑한다. 시트는 힙 포지션이 조금 높으며, 두툼한 패드를 덧대 착좌감이 푹신하다. 뒷좌석까지 편안한 덕분에 기사를 부리는 고급차로도 인기를 끌었다. 전통적으로 고급 택시, 외교관을 비롯한 고위직 공무원, 기업 임원이 가장 선호하는 고급차가 E클래스인 이유다. 또한 가족을 태우는 패밀리카 목적으로 뒷바퀴굴림 세단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고려할 차다.연식에 따라 세 가지 엔진 탑재E300은 연식에 따라 세 가지 엔진이 있다. 엔진별로 특성이 크게 다른 까닭에 구입에 앞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한 E300은 V6 3.0L M272를 얹는다. 최고출력은 231마력, 최대 토크 30.1kg·m를 낸다. 1.7t의 차체 무게를 감안하면 충분한 출력이지만 펀치력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엔진 회전수를 높여 운전해야 충분한 가속이 이뤄진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한 E300은 같은 M272의 3.5L 버전이다. 배기량이 500cc 커진 덕분에 최고출력이 245마력, 최대토크는 31.6kg·m로 증가했다. 수치상으론 마력과 토크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실제 성능은 큰 폭으로 향상됐다. 배기량이 늘었어도 먹성은 이전과 비슷하다. 자연흡기 엔진 배기량을 늘려 실용구간에서의 연비 성능을 높인 경우는 예전부터 종종 있었다. 아울러 저회전에서 발휘되는 두터운 토크의 도움으로 박진감 넘치는 가속을 펼친다. 참고로 M272는 엔진 회전이 거칠며 V6치고 정차시 진동이 있는 편이다. 엔진에 따른 성능과 질감 차이가 무척 크다. 사진은 V6 3.5L M276 엔진 까다로운 특징도 있다. MPI지만 꼭 고급유를 주유해야 한다. 일반 휘발유(레귤러)를 주유하면 노킹, 회전 질감 저하, 진동 발생은 물론, 낮은 회전수를 사용하도록 기어변속 패턴이 바뀌는 통에 가속 성능이 심하게 떨어진다. 일반 휘발유를 계속 주유한 운전자라면 고급유를 넣은 뒤 달라진 성능에 깜짝 놀라고 만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V6 3.5L M276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는 34.7kg·m으로 각각 큰 폭의 성능 상승을 이뤘다. 직분사 방식임에도 엔진 회전이 부드럽고 정차시 진동을 크게 억제해 주행 질감이 고급스럽다. 물론 고급유는 필수다. 세 가지 엔진을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 등록증을 확인하는 것이지만, 실내외 차이로도 구분할 수 있다. 3.0L M272는 주간 주행등이 ‘ㄱ’자 형태, 3.5L M272는 주간주행등이 ‘ㅡ’자 형태, 계기판 가운데가 흑백 LCD다. 직분사 3.5L M276은 주간 주행등이 ‘ㅡ’자 형태, 계기판 가운데가 컬러 LCD, 그리고 엔진 커버가 다르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전부 직분사 3.5L M276이다. 안전도와 승차감이 좋아진 후기형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섀시를 크게 보강했다. 2012년부터 미국 NHTSA에서 시행하는 스몰오버랩 테스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차체 전방구조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어 안전도를 크게 향상했다. 프론트 스트럿 타워가 튼튼해지자 승차감도 덩달아 개선됐다. 전기형 W212 E클래스는 날카로운 노면 충격이 차체와 운전대를 통해 전달되었지만, 후기형은 충격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기자가 추천하는 모델은 V6 3.5L M276을 탑재한 2012년식 이후 E300 전기형 아방가르드와 E300 후기형이다. 전기형은 승차감이 부족하나 낮은 중고 시세가 이런 단점을 상쇄한다. 아방가르드는 엘레강스보다 차고가 약 1~2cm 낮고 더 단단한 스프링을 조합해 승차감이 딱딱하다. 대신 파노라마 썬루프와 1열 시트 통풍, 뒷좌석 열선, 스티어링 열선, 고급 오디오, 전동 트렁크를 추가했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전기형과 후기형 아방가르드에만 있다. E200은 아방가르드도 일반 썬루프 아방가르드에는 전통식 트렁크가 기본단 2013년식 E300 전기형 아방가르드 스포츠 패키지 모델은 AMG 스포츠 범퍼가 앞, 뒤로 달리며, 1열 시트 통풍 기능이 없다. 시세는 연식과 주행거리, 사고 여부에 따라 2,100만~2,900만 사이다. E300 후기형은 사이드미러 사각지대 경보를 비롯한 전자 주행 장비와 키레스고(스마트키)를 추가한 대신, 아방가르드 모델이라도 1열 시트 통풍 기능이 없다. 시세는 연식과 주행거리, 사고여부에 따라 2,500만~4,300만 사이다. E300 후기형 아방가르드는 1열 시트 통풍 기능이 빠진다 후기형은 스티어링휠, 송풍구, 버튼류 디자인과 우드트림 패턴이 달라졌다 후기형에 들어간 사이드미러 사각지대 경보후기형은 LED 리어램프에 결함이 있다. 도로에서 만나는 후기형 W212를 보면 펜더와 트렁크에 달린 네 개의 리어램프 중 한 개 이상 작동 안 되는 차가 10대 중 4~5대꼴이다. 교체비용은 수십만원 수준이다.리어램프 고장은 W212 후기형의 고질병글 이인주 
[롱텀 시승기 2회] Rock 'N' Roll! 벨로스.. 2018-10-10
롱텀 시승기 2회HYUNDAI VELOSTER NRock 'N' Roll! 벨로스터 N과 영암 서킷을 누비다 8월 2일 벨로스터 N을 출고한 지 어느덧 한 달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누적 주행거리는 5,000km를 돌파했다. 서울 시내와 지방을 오가며 이 차의 대략적인 성격은 파악했다. 단 한 가지, ‘N'모드만 빼고 말이다. 에코와 노멀 혹은 커스텀 모드로 간간히 속력을 올려보긴 했지만, 이 차가 낼 수 있는 최대 성능은 아직 맛보지 못했다.지난달 26일 TCR 코리아 개막전이 열렸다. WTCR에서 전설로 통하는 가브리엘 타르퀴니가 방문하는 등 볼거리가 풍성하기도 했지만 나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이날 영암 경기장은 다양한 클래스의 레이스가 펼쳐지는 등 일반인은 관전만 가능했지만 동호회를 통해 운 좋게 코스인 하는 기회가 생겼다. 물론 나 혼자는 아니고 몇 명의 회원들과 함께했다. 신호등도, 과속단속카메라도, 그리고 길을 막는 거북이 차도 없는 5.615km 코스를 내 맘껏 달려보기 위해 난생처음 영암 국제 자동차 경주장을 찾았다.이 엠블럼 어디서 구입하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꽤 있다.시승기를 작성하는 지금은 시원한 바람이 불며 입추(立秋)를 만끽하고 있지만,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난리가 났었다. 출발 전 기상 예보를 보니 중형급 태풍 솔릭이 영암을 덮칠 예정이었다. 괜히 참가비를 냈나? 걱정이 들었다. 각종 행사를 통해 경주장을 달려본 적은 있지만 횟수가 많지 않고 대부분 인제스피디움 혹은 용인스피드웨이였다. 거기다 수동변속기도 처음이다. 이런저런 걱정과 함께 폭우를 헤치며 차머리를 남쪽으로 향했다. 벨로스터 N의 19인치 휠에는 애스턴마틴,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애용하는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달린다. 물에 젖은 아스팔트와는 사이가 나쁘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필자가 코스 인하는 오후 시간엔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기 시작했다. 일정표에 나온 모든 경기가 종료된 후 내 차례가 돌아왔고, 긴장되는 마음을 억누르며 헬멧과 장갑을 착용했다.19인치 휠과 합을 맞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는 바닥을 든든히 붙든다코스에 들어서기 전, 고급유를 가득 채웠다. 오늘만큼은 기름값 걱정 없이 가속 페달을 바닥끝까지 밟을 심산이다. 오른쪽 하늘색 버튼을 단 한 번만 누르고 주행에 나섰다. 이벤트 주행으로 라이센스 교육은 없었다. 따라서 첫 바퀴는 일단 코스를 익히기 위해 서행했다. 이내 실내에는 박진감 넘치는 배기음이 커졌다 줄기를 반복했다. 늦은 시간 시동을 걸면 민폐인 머플러. 순정이 이렇게 커도 되나?안타깝게도 영암 서킷은 녹록지 않았다. 메인 스트레이트가 끝나는 첫 번째 코너부터 필자의 운전 실력을 짓밟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를 넘겨 본 적은 있어도 그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온 힘 다해 밟아본 적은 없다. 타이어가 고성능이라 한 들 운전자가 그 한계치를 모르니 너무 이른 시점부터 감속이 진행됐다. 허둥지둥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로 오른발이 오갔고, 오른손은 3단을 넣기도, 2단을 넣기도 하며 진땀을 뺐다. 뒤뚱뒤뚱 몇 번째인지도 까먹은 채 코너를 공략하는 가운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라인은 엉망진창에 스티어링 조작도 부드럽지 못했지만, 재가속이 너무나 쉽고 속도를 더 올려도 될 것 같은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영암 서킷은 인제스피디움처럼 고저차가 심하진 않지만, 앞바퀴 굴림 특성상 이상한 라인을 그리며 감속할 때 가속페달을 밟으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앞바퀴가 헛돌며 땅을 파, 가고 싶은 방향 반대편으로 차가 밀려난다. 그러면 보통 전자장비가 개입하며 페달을 밟아도 속력이 붙지 않는 등 운전자의 잘못을 지적한다. 하지만 벨로스터 N은 침착했다. 일상 주행에도 쉽게 더러워지는 휠은 이유가 있었고 타이어는 괜히 한 짝당 40만원에 육박하는 것이 아니었다. 서스펜션은 적극적으로 네 바퀴를 고르게 땅에 붙여 접지력을 확보하고, 레브 매칭은 번개처럼 rpm과 현재 단수의 적정 속도를 계산했다.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는 코너를 진입하는 운전자의 마음을 안정시켰다. 자동으로 rpm도 맞춰주기 때문에 수동변속기임에도 오른발로 묘기를 부릴 필요는 없다. 여기에 전자식 LSD가 운전자를 이끌었다. 절도 있게 움직이는 변속 레버이전에 타던 아반떼 스포츠는 횡력과 다투고 난 뒤에야 가속 페달에 발을 옮겼다. 차가 밖으로 밀려날 때 무작정 오른발에 힘을 주면 자칫 랩타임만 느려진다. 하지만 벨로스터 N은 LSD의 도움으로 한 템포 빠르게 가속 페달을 전개할 수 있다. 코너링 시 일반적인 차동장치가 코너 바깥쪽 바퀴를 빨리 돌린다면 벨로스터 N은 다판클러치를 통해 좌우 토크 배분과 트랙션을 세심하게 제어한다. 덕분에 횡력을 받는 상황에서 앞바퀴가 차를 밀어붙이니 ‘안쪽으로 말려들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카빙’스키처럼 말이다. 현대차가 벨로스터 N의 LSD 이름을 왜 ‘e-코너 카빙 디퍼렌셜’이라고 지었는지 이해가 갔다. 엔진 힘도 중요하지만 이를 보조하는 장치들의 도움으로 막무가내 초보인 필자는 안전하고 재밌게 영암 서킷을 공략해 나갔다. 보조석에 인스트럭터가 타지는 않았지만 차가 대신 운전자를 독려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운전하고 나니 아반떼 스포츠보다 1,000만원 웃돈 주고 산 보람이 느껴졌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주행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했다. 돌아가는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웠다. 비 때문에 제대로 된 주행을 못 하는 건 아닌지, 혹여 사고라도 나는 건 아닌지, 주행이 취소되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은 모두 기우였다. 필자는 지금까지 여러 차를 타봤지만 3,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자동차 중에 이런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은 단연코 없었다. 소모품도 골프 GTI, 미니 JCW에 비하면 월등히 저렴하다. 이런 생각이 드니 입꼬리가 저절로 귀에 걸렸다. 그동안 나쁜 연비로 고통받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글 사진 이병주
[롱텀 시승기 8회] 통영의 숨은 절경, 푸조의 숨은 .. 2018-10-10
롱텀시승기 제8회통영의 숨은 절경, 푸조의 숨은 매력남들보다 조금 늦게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조용하고 풍경이 이국적인 바다의 땅, 통영으로 향했다. 2박 3일간 통영의 숨은 매력도 발견하고, 208의 숨겨진 기능도 찾아냈다.놀러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더운 여름이었다. 이 더위에 국내에서 휴가를 가 봐야 똑같이 더우리라는 생각에 여름의 끝자락에서야 휴가를 갔다. 여유 있는 2박 3일 일정이니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인 남해안을 다녀오기로 했다. 나름 국내 여행은 바지런히 다닌 터라, 남해안 쪽에서도 웬만한 곳은 다 가 봤다고 자부한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마음을 가장 끌어당기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통영이다.통영에 가는 건 이번이 세 번째. 너무 조용하지도, 너무 소란스럽지도 않은 지역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풍경이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여러 번 찾았으니 관광지를 구경하겠다며 열심히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하루에 한두 곳만 둘러보고 남해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차분히 시간을 보내면 딱 좋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쌌다.천혜비경, 그 이름 통영통영은 1604년에 지금의 해군 본부와 같은 삼도수군통제영이 존재했다. 지명도 여기서 따왔다. 예로부터 수군의 중심지로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하고 먹거리가 많기로 유명했다고 하니, 지금에 와서도 볼거리 먹거리가 많은 관광지로 떠오른 게 우연은 아닐 터. 기차역이 없는 까닭에 다른 지역 사람은 자가용과 버스로만 올 수 있다. 필자는 세 번의 통영 방문 모두 승용차를 이용했다. 도시 곳곳이 여러 겹으로 쌓아 올려진 듯 고저 차가 크다. 높은 언덕 위 도로에서는 아득히 먼 한려수도의 섬을 내려다볼 수 있고, 낮은 해변 도로에서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일렁이는 모습을 가까이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다. 어째선지 통영에 올 때면 매번 한 가지씩 아쉬움이 남는다. 첫날과 둘째 날에는 종일 비가 쏟아지고, 셋째 날은 쨍쨍했지만 바람이 크게 불었다. 강풍으로 인해 섬으로 가는 배가 뜨지 않아 ‘통영 여행의 꽃’인 섬 일주는 포기해야 했다. 아쉬움이 다음 여행의 원동력이 되니까 섭섭하기만 한 건 아니다. 휴가 마지막 날에는 비가 그치고 맑아졌지만, 바람이 세서 섬 여행을 가진 못했다그래도 통영이 멋진 드라이브 코스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해안일주도로만 따라 느긋하게 달려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조금 한적한 곳에서는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도 좋다. 남쪽 해변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면 남부러울 것이 없다. 아직 여행지로는 많이 찾지 않고 강태공의 낚싯대만 왕왕 드리운 풍화리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어촌의 향취를 느껴본다. 같은 고양잇과라 그런지 208에 관심을 보이는 길고양이와 마주치는 등 바쁘게 돌아가는 대도시에 비하면 통영에서의 시간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시내에는 사람이 가득하다. 중앙시장 앞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다니면 알록달록한 동피랑, 서피랑이며 꿀빵, 충무김밥 등 군것질거리며 보고 즐길 게 많다. 특히 속도를 즐긴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 루지 코스다. 무동력 카트를 타고 통영 앞바다의 풍경을 즐기며 다운힐 코스를 내달리는 루지를 통해 게임 속 카트 레이서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저렴한 탑승료에 다섯 번이나 탔건만, 또 타고 싶을 정도다.통영 여행 중이라면 꼭 가볼 만한 루지! 잠깐이나마 카트 레이서가 될 수 있다경쾌한 랠리 DNA와 뜻밖의 커넥티비티휴가에서 가장 바빴던 건 208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친구 한 명과 짐을 가득 싣고 쉴 틈 없이 달렸다. 에어컨 풀가동에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80:20 비율로 주행했지만, 트립 상 평균연비는 20.8km/L로 제법 만족스러운 수준을 유지했다.1,200km의 여정에서 평균 연비는 20.8km/L을 기록했다특히 경사와 고저 차가 심한 통영의 지형과 거제의 와인딩 로드를 엄청나게 돌아다닌 것을 감안하면 퍽 만족스럽다. 와인딩 로드에서의 차체 움직임도 뛰어나다. 랠리 코스가 연상되는 산길에서도 항상 부드러움과 탄탄함의 경계를 절묘히 오가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포장도로에서도 실망시키는 일이 없다. 마지막 날 오후에는 거제도 최남단 홍포 전망대에 다녀왔다. 이곳은 수 km의 비포장길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208의 서스펜션은 스트로크가 길어 큰 낙차는 부드럽게 받아내는 동시에 자갈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은 매끄럽게 걸러내 준다. 덕분에 탑승자의 피곤함이 그리 크지 않았다. 오솔길을 달리며 글래스 루프를 통해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빛을 만끽하니, 순간 어느 북유럽의 숲길을 달리는 듯했다. 통영을 방문한다면 하루쯤 거제를 다녀와도 좋다. 몽돌해변과 숨은 비경이 아름답다이번 휴가에서는 뜻밖의 수확(?)도 있었다. 바로 208에 커넥티비티 기능이 일부 탑재되어있단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차량 사용설명서에도 적혀 있지 않은 기능이 있을 줄이야! 실내의 USB 커넥터에 케이블을 꽂고,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커넥티비티 기능이 활성화됐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미러링크 기능을 지원한다며 표시했고, 아이폰은 카플레이 연결 설정 메시지가 떴다. 아쉽게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은 많지 않다. 안드로이드 미러링크는 어플리케이션의 제약이 많아 음악 재생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미러링이 활성화되면 좋을텐데, 아무래도 차량 쪽 설정이 막혀있거나 해당 핸드폰에서 지원하지 않는 모양이다. 우연히 찾아낸 미러링크 기능. 아쉽게도 아직 별 쓸모는 없다카플레이 기능은 조만간 제대로 활성화될 예정이다. 지금으로선 아이폰을 연결해도 아무 반응이 없어 푸조 서비스센터로 문의하니, 현재 기능을 개발 중이며 208은 제일 먼저 업데이트될 차량이라고. 업데이트 후에는 내비게이션 앱의 카플레이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한다. 머지않아 208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겠다. 숨겨진 기능을 몰랐을 뿐인데, 차에 새로운 기능이 생긴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다. 8~9월에는 유독 운행이 많아 주행거리가 꽤 늘어났다. 차를 산지 정확히 8개월째 되는 날에는 적산거리가 2만km를 돌파했다. 한 편으로는 치솟는 주행거리에 차 값이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도 오랫동안 부담 없이 장거리 주행을 하기 위해 구입한 차니 용도에 맞게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본격적으로 선선한 가을을 맞아 더 많이 여행을 떠나야겠다.  글 사진 이재욱
첫 시련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MGB 2018-10-08
클래식 롱텀시승기첫 시련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Car Life with MGB(2)내 차는 아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만으로 즐거운 생각이 가득했다. 더군다나 차키를 처음 넘겨받은 날이 생일 바로 전날이어서 나름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이 됐다. 그러나 개인적인 징크스는 올해도 피해 가지 못했다. 생일엔 생각지도 못 한 일이 생긴다는 징크스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왔다. 이번에는 MGB가 연루되면서 더욱 의미 있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새로운 차가 생기면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관리다. 이전 정비 기록을 알 수 있다면 한층 손쉽겠지만, 없다면 새로운 정비 기록을 만들고 매뉴얼을 구해 체계적인 계획을 짜는 것부터 시작한다. 오래된 차라 부품 수급이 어려워 보이겠지만 아직 해외에 개체 수가 많은 모델은 부품 수급이 그리 어렵진 않다. 다만 문제는 부품 수급이 아니다. 과연 오래된 차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정비소가 국내에 있느냐가 더 큰 문제다. 더군다나 카뷰레터 엔진에 전기 계통이 복잡한 구식차는 정비 업체 측면에서 보면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차를 받아 몇 군데 정비 업체를 돌았지만, 모두가 고개를 흔들었다. 분위기상 부족한 실력보다는 단지 귀찮고 돈이 되지 않는 작업은 피하는 것 같았다. 부품 수급은 미국 부품 전문 사이트 모스 모터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MGB 뿐 아니라 이들이 다루는 차종은 7개 브랜드 35개 차종에 이른다. MG나 트라이엄프, 오스틴, 재규어 등 클래식 영국 차를 중심으로 마쓰다 미아타와 피아트 124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취급하는 부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그야말로 별천지를 만난 것이다. MGB 부품 가격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푸조 207 RC의 3분의 1 정도로 저렴하며 약 90% 이상의 부품이 아직도 생산된다고 한다. 1차 주문 부품 리스트는 차를 처음 받았을 때 고장 났던 클러치 실린더 세트와 주유구 뚜껑, 스위치 몇 개로 전체 부품 가격은 약 150달러(9월 15일 기준 한화 약 16만 8천원) 정도였다. 배송비를 포함해도 170달러(한화 약 19만원) 정도 나왔고 배송까지는 2주 정도 걸렸다.      생일날 밥도 못 먹고 차는 견인 되고MGB는 별 탈 없이 움직였다. 부실하기로 유명한 영국 차의 냉각 계통이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우리나라 상륙 이후 과열이나 엔진 부조화는 없었다. 그러나 김주용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 박물관 관장과 함께 참석할 공식 행사가 있어 MGB를 이용했는데 이때부터 이상 조짐이 시작됐다. 38℃를 넘는 무더운 낮에도 별문제 없던 MGB가 오후 5시 무렵 과열됐다. 급한 대로 행사장에 가까스로 도착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과열이 점점 심해져 엔진룸을 열어보니 냉각수 보조 탱크 이음부가 터져버린 것이다. 엔진을 식히고 여기저기 응급처치 할 방법을 수소문했으나 견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어렵사리 연락된 지인의 정비소로 일단 차를 보냈다. 생애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건만, 그 선물이 생일날 온갖 고생만 시켜주는 잊지 못할 추억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문제의 황동 소재 냉각수 보조 탱크. 알고 있는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쓸 수 없었다다음 날 정비소에 도착해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냉각수 보조 탱크는 재질이 황동이라 근처에서 수리가 어려웠다. 담당 정비사와 의논 끝에 일단 비슷한 크기의 보조 탱크를 달기로 결정했으며 부품 주문과 수리 완료까지 약 일주일 정도를 잡았다. 수리하다 보니 냉각수 호스 상태도 좋지 않았다. 특히 세 갈래로 나눠진 호스에서도 누수가 있어 이 부분도 급한 대로 개조한 후 곧장 원래 부품을 주문했다. 냉각수 호스는 세 갈래로 나뉜다. 원래 고무호스지만, 이 부분도 문제가 생겨 급하게 개조했다 모스 모터스에서 부품을 수급하기로 했다. 여기는 그야말로 별천지다 비슷한 크기의 냉각수 보조 탱크를 달았다. 물론 임시방편이다 차를 받은 후 일주일 만에 정비소만 두 번 들어갔지만, 이 과정 자체는 필자에게 유익한 경험이었다. 주행거리가 긴 차도 아니고 늘 운행하던 차도 아니었으며 환경까지 바뀌니 문제가 생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그 과정 하나하나가 새롭기도 하고 즐겁다. 더욱이 지붕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온갖 스트레스를 쉽게 잊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 정도 고생은 즐거움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생일 선물로 도착한 용품들. 방풍 고글과 글러브, 가죽 재킷 등 다가올 계절을 대비했다 처음 주문한 부품들이 단 2주 만에 도착했다. 배송비를 포함해도 상당히 저렴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생일 징크스는 MGB와 함께였다 글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황욱익, 류장헌 취재 협조 라라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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